"국가가 아이들 죽인 것 동의하나"..답변 회피에 여야 격분
서청원, 강병규 향해 고성…"네가 다 죄인이다. 뭐 그렇게 변명이 많나"
【서울=뉴시스】박성완 기자 =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진행된 첫 세월호 참사 관련 현안보고 자리에서 정부 측 인사들의 답변에 여야 의원들이 격분했다.
정부의 부실대응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들이 즉답을 회피하자 회의장에서는 반말 섞인 고성이 터져나왔고, 질문을 던진 의원은 울먹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도중 아이들이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 동의하느냐"고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물었다.
강 장관이 "그 당시 상황을…"이라며 답변을 시작하자 김 의원은 "동의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강 장관은 "그렇게 단답식으로 말씀하시면…"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장내에서는 고성이 터졌다. 새누리당 중진인 서청원 의원은 "잘못했다고 얘기하라. 네가 다 죄인이다. 뭐 그렇게 변명이 많냐"며 반말까지 섞어가며 호통을 쳤다.
김 의원은 이성한 경찰청장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청장은 "좀 더 신속한 조치가 있었다면…"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가족이 다 갔는데 아이만 살아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건가"라며 "어떻게 그런 뻔뻔한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그는 울먹였다.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이번에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저렇게 질문하면 '무조건 우리가 잘못해서 사람을 못 구했다. 죽을 죄인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장관의 태도 아닌가"라며 "실종자가 남아 있고 이렇게 됐으면 '우리가 잘못해서, 책임자가 잘못해서 죽을 죄를 졌다'고, 이렇게 답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서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 중간에도 정부 측 인사들를 향해 "정신 차리라"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d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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