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황일수록 R&D로 승부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확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파고를 뛰어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불황에 움츠리기보다는 선제적 R&D 투자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ㆍ4분기에만도 총 3조8,775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1ㆍ4분기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7.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지난 2012년 5.9%에서 지난해 6.5%로 높아진 데 이어 올 1ㆍ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7%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외에 그룹 내 전자계열사들도 올 들어 R&D 투자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 1ㆍ4분기 R&D 분야에 1,355억원을 쏟아 부은 결과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7.8%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기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 역시 2012년 5.3%에서 지난해 6.2%로 뛰어오르며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삼성SDI도 1ㆍ4분기 1,129억원의 R&D 비용을 지출하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9.95%를 기록했다. 2년 전인 2012년의 5.67%와 비교하면 2년도 채 되지 않아 두 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삼성SDI는 향후 투자금액에 따라 올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ㆍ4분기 3,729억원의 R&D 비용을 집행하며 전체 매출에서 R&D 비중이 6.2%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2년 4.3%, 2013년 5.8%로 매년 최고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한해에만도 전년 대비 82.9%나 증가한 1조7,170억원을 R&D 투자에 쏟아 부으며 신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올해 초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자"며 신기술과 신시장 발굴을 위한 선제적 R&D 투자를 독려했다. 이에 힘입어 2010년 9조3,80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지난해 14조7,800억원으로 58% 늘었으며 같은 기간 R&D 인력도 5만명에서 6만9,300명으로 2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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