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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 세월호 선장과 뭐가 다르냐"..해경 직원들 '부글'

입력 2014. 05. 21. 18:00 수정 2014. 05. 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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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해체 앞둔 해경, 게시판에 지휘부 성토글

"대통령 뜻 수용" 김석균 청장에 비판 쏟아져

해경 아내의 절절한 사연도 SNS에서 화제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 발표 이후 지휘부를 성토하는 해경 직원들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해경 업무포탈'의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경 해체'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이틀 만에 200여건의 글들이 익명과 실명으로 쏟아지고 있다. 직원들은 내부통신망을 통해 △세월호 사고에 대한 자성 △지휘부의 무능에 대한 성토 △조직과 전통에 대한 애착 등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특히 김석균 해경청장이 해경 해체를 두고 "국민과 대통령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관의 수장으로서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은 김 청장이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 내부망에 '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올린 뒤 50여개 이상 실명 댓글이 달리며 폭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직원은 "김 청장 등 지휘부가 사고 이후 구조 현장에 있는 목포해경 3009함에 꼭꼭 숨어버렸다"며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지휘부가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세월호 선원들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직원은 "지휘부는 묵묵히 근무하는 1만여 명의 해양경찰과 그 가족들, 해경을 거쳐 간 수많은 선배와 가족한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겼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창설 이후 61년 동안 해양 주권을 수호하다 희생된 169명(전사 26명, 순직 7명, 공무상 사망 136명)이 쌓은 전통을 기억하자는 목소리였다. 해경은 최근 늘어난 불법 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2명이 순직하고 100여 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런 전통을 떠올리며 상당수 직원들이 조직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직원 김아무개씨는 "바다를 지키다 숨진 선배들을 생각하니 울컥해진다. 자부심을 갖고 목숨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제복을 이렇게 쉽게 벗을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 경찰관은 아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절절한 사연을 올려 심금을 울렸다. 이 경찰관의 아내는 "저는 남편이 자랑스럽습니다. 하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셋째 임신 때 배가 아파서 병원 가는 길, 남편은 휴무인데도 사고가 있다며 급하게 출동했습니다. 어린 아이 둘과 해경 전용 부둣가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상황이 이해가 가는데도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나는데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고 아픔과 함께 자부심을 표현했다.

일부 직원들은 "초동 대응을 보면서 참담하고 부끄러웠다. 벌받을 각오는 했지만 조직을 아예 없애는 것은 해결이 아니다. 자성하고 거듭 태어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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