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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인 게 부끄럽다".. 명퇴 신청 쇄도

입력 2014. 05. 22. 18:45 수정 2014. 05. 2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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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만 27명.. 평소 3배"당장 받아달라" 억지까지

"창피해서 더 이상 못 다니겠어요.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싶어요."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초기대응 부실로 뭇매를 맞던 지난 15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수사와 정보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그가 갑자기 명예퇴직을 신청한 데는 자존심이 크게 상한 때문이다. 그는 정년까지 10년 이상 남았지만 해경의 명예가 떨어져 더 이상 남아 있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해경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자는 모두 27명이다. 매년 홀수 달에 신청을 받는 명예퇴직 신청자는 평균 10명이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후 3배가량 늘었다. 해경은 이 가운데 절차를 밟아 예산 범위 내에서 9명 정도만 수용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해경을 해체한다는 내용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한 이후 명예퇴직 신청 문의는 하루 3∼4명에 달할 정도로 부쩍 늘고 있다. 당장 명퇴신청을 받아달라며 억지를 부리는 신청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7월 명예퇴직 신청자는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해경 관계자는 전망했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정년을 2∼3년 앞둔 직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명예퇴직 신청이 증가한 데는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어처구니없는 초기 대응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명예퇴직을 신청한 또 다른 경찰관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가족과 친구들 만나는 것도 부끄럽다"며 "조직을 빨리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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