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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여왕' 박대통령 다시 전면에..효과는 미지수

입력 2014. 05. 25. 22:00 수정 2014. 05. 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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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뉴스분석 l 반격 나선 여권

2년전 대선때 경제민주화 등야보다 개혁적인 공약 선점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안대희 총리내정…남재준 등 잘라보수언론 "개혁적 인사" 나팔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선거의 여왕'으로 전면에 나섰다. 세월호 국면에서 잔뜩 몸을 낮췄던 여당도 함께 기를 펴고 있다. 야권은 눈물의 대국민 담화에 이어 '안대희 카드'를 꺼내든 박 대통령의 모습에서 2012년 총선·대선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2년 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선거 이슈의 '블랙홀'이었다. 경제민주화, 복지, 정치 쇄신 등 야권이 꺼낸 의제를 되받아 자신의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수 내부에서도 우파의 대변자였던 박 대통령이 순식간에 개혁주의자가 됐다. 빨간색을 당의 색깔로 정하고, 1987년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집어넣었던 김종인 전 의원을 캠프로 영입해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했고, 안대희 전 대법관에겐 정치개혁을 맡기는 등 '개혁 대선캠프'를 출범시켰다. '65살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 공약을 내세워 기존 '노인 표'에 '복지 표'까지 챙겼다. 박용진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박근혜는 가짜 복지, 문재인은 진짜 복지'라고 맞섰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식은 이번 선거에도 비슷하다. 한광옥 전 의원을 캠프로 영입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캠프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공개 항명'을 시도했던 안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최측근인 김기춘 비서실장은 남겨뒀지만, 국가정보원 댓글 국면에서도 손대지 않았던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안보실장도 잘라냈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은 공직자는 무조건 처벌하는 이른바 '김영란법'도 받았다.

최재천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25일 "선거의 여왕이 재림했다"고 말했다. 민병두 공보단장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섬으로써 보수층의 입술이 열렸다"고 말했다. 세월호 국면에서 무책임과 무능, 독선이라는 비판에 밀리기만 했던 여당 지지층들이 이제 '새누리당 지지'를 좀더 자신있게 언급할 조건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박 대통령의 변화가 지난 대선처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거 구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행태만 보자면 비슷하지만, 상황과 구조가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2년 전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는 시대 흐름을 타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었다. 2011년 무상급식 찬반을 놓고 명운을 걸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패배에서 교훈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선제적이라기보단 여론에 떠밀려 내놓은 결정이다. '수세적' 대응이다"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뒤 자신이 공약했던 정치·경제 개혁과 경제민주화, 복지 공약을 줄줄이 폐기한 것도 부담이다. 이 소장은 "2년 전만 해도 박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만큼의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야권이다. 2012년처럼 지금도 그에 맞설 메시지와 전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핵심 당직자는 "우리는 청와대와 여권이 하자는 개혁적 의제는 과감히 받는 모습을 취하되, 한발 더 나아가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전략이면 이번에도 끌려가기 십상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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