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일하는데"..소방관들' 분노의 역류'

입력 2014. 5. 30. 11:28 수정 2014. 5. 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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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 해체에 박탈감 호소…차관급 '청' 서 1급인 본부로 강등재원 · 인력부족·사기저하 불보듯

"안전 말뿐…소방 힘빼는 개편안…재난처 외청으로 독립성 보장을"

"부족한 인력ㆍ장비로 목숨 걸고 일하는 데, 이렇게 조직을 흔들면 일할 맛이 나겠습니까."

한 소방관은 세월호 참사 후 최근에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방재청을 국가안전처 아래로 두며 지위를 낮춘 데다 현장대응을 강화하는 실질 개선책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다는 게 그의 토로다.

이번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인 소방관들 역시 허탈한 모습이었다.

최근 발생한 화재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대원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한 소방관은 "이번 개편안은 사실 기대와는 다른 방향이다. 일선 직원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탄식했다. "늘 재난 대책, 안전을 강조하면서 되레 소방의 힘을 뺀 느낌도 든다. 그동안 어찌됐든 방재청은 독자 조직었는 데 소방본부가 되면서 국가안전처 아래로 들어가면 하위조직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실제 방재청은 차관급 '청'에서 1급인 본부로 강등되는 셈이다. 청장인 소방총감(치안총감) 계급도 존립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소방조직도 경찰처럼 '지방청'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역할과 책임만큼 힘이 실린 조직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소방관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뉜 소방공무원의 신분도 단일화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 일선 소방관, 구조대는 지방직으로 각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재정자립도에 따라 근무 여건도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소방관은 '인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매뉴얼대로라면 구급차가 한 번 출동할 때 운전자 1명ㆍ대원 2명이 출동해야 하는 데, 의무소방요원이나 사회복무요원 같은 보조인력이 없으면 매뉴얼도 지키기 힘들다"고 그는 털어놨다.

실제 이번 요양병원 화재 현장에서도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화재 발생 6분만에 큰 불은 잡았지만 무려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삼계119안전센터 대원 수는 겨우 3명이었다. 5명 가운데 2명은 다른 현장에 출동한 상태였다. 1명이 화재 진압을 맡고 2명 만으로 거동이 불편한 많은 환자를 구조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검은 연기가 빠지질 못하고 퍼지고 있어 빨리 바깥으로 빼내 맑은 공기를 마시게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환자들은 많은 데 2명이서 하기엔 빠듯했다. 다른 데 갔던 직원 둘만 처음에 같이 왔었어도…." 현장 출동한 소방대원은 이같이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종호 호원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소방은 국가공무원이 아닌 지방공무원으로 인사ㆍ예산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소방에 힘을 실어 주기는커녕 이번 개편안은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 교수는 또 "계급사회에서 총감을 없앤다면 사기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현재 안행부 외청인 소방방재청을 국가재난처 외청으로 둬 독립성은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김기훈ㆍ박준규ㆍ손수용 기자kihun@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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