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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경기도 표심.."세월호 심판" vs "朴정부에 힘을"

입력 2014. 05. 31. 09:59 수정 2014. 05. 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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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뉴스24 >

[이영은기자] "당을 보고 뽑아야 할지, 인물을 보고 뽑아야할지 마음의 결정을 못했어요."

6.4 지방선거를 닷새 앞둔 30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만난 택시기사 양호군씨는(56)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여권 지지자인 그는 평소와 같다면 소신대로 '1번'을 뽑았겠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고 했다. 경기도가 직접 피해 지역인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무능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일하려면 새누리당을 뽑아야 할 것 같긴 한데…야당 김진표 후보가 장차관을 지냈다고 하니 일을 잘 할 것 같기도 하고…마음이 복잡해요."

6.4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도 지역의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인구 1천250만의 최대 광역시이자 도농 복합지역,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 등 다양한 게층이 모여 있는 혼잡지역인 경기도는 그 면면만큼 표심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유권자들은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혁신도지사'를 내세운 5선 국회의원 출신 여당 후보와 '경제도지사'를 표방하는 관료출신의 야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보였다. 동아일보·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남 후보는 38.6%, 김 후보는 34.3%를,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남 후보 40.0%, 김 후보 37.5%를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정부심판론'에 野 지지 늘어

초반 우세를 보이던 남 후보를 김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한 것은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무능에 대한 분노가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원과학대학에서 만난 김수연씨(21)는 "이번 선거에서 꼭 투표를 해야한다. 세월호 참사를 보니 정부가 잘못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말했다. 수원과학대학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인 고(故) 박지영씨의 모교이기도 하다.

김 씨는 "솔직히 야당 후보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우선 표를 줄 생각"이라고 답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훈영씨(29)도 '정부 심판론'을 제기했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인사문제만 봐도 그렇다"면서 "정부와 여당에게 경각심을 주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다시 한번 재고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김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부천시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양준영씨도(32) 야당인 김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양씨는 "김 후보가 보수적 색채를 갖고 있어 평소 좋아하진 않았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나오길 기대했다"면서도 "박근혜 정부의 불통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는 야당이 힘을 가져야하지 않겠나"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앵그리맘'의 표심도 읽혔다. 일산에 거주하는 이경옥씨(48)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정부에 실망했다. 대통령의 눈물도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꼭 투표장에 나갈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朴정부 성공하려면 與 후보 당선 필요

반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권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돼야 한다는 기류도 강하게 읽혔다.

사전투표를 하고 왔다는 60대 남성은 "남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돼야 박 대통령이 수월하게 일 할 수 있지 않겠나. 무조건 1번을 찍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지만 남 후보가 이길 걸로 본다"고 확신했다.

대학생 조윤미씨(24)는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남 후보가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펼 것 같다. 남 후보의 개혁적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고 지지 의사를 표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50대 여성도 "만족스럽진 않지만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대통령을 많이 도울 것 같다"고 했다.

남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인천은 야권이 우세하다고 하던데, 수도권 한 군데는 여권이 이겨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회적으로 남 후보 지지 의사를 전했다.

다른 한편에선 정치 불신을 표하는 무당파도 눈에 띄었다. 수원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옥자씨(57)는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투표 관심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같은 지역에서 만난 20대 여성도 "여당이나 야당이나 일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투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이런 분위기가 선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부천에 거주하는 박순자씨(52)는 "엄마들끼리 모이면 세월호 얘기는 하지만 선거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선거가 코 앞이지만 (지인들과) 후보에 관한 얘기를 나눠본 적 없다"고 말했다.

◆'무당파' 표심 관건…여야 막판 총력전

여야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펼침에 따라 표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무당파의 선택이 이번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할 것이란 예측이 높다.

이에 여야 지도부는 격전지 수성을 위해 총력을 동원해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는 상황이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이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변심한 투표층이 '앵그리 맘(40대 주부)'와 '시니어대디(50대 남성)'라고 본다. 이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선거 후반전의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앵그리 맘의 표심을 회복하기 위해 생활안전공약을 강조하는 한편, 남 후보자가 가진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켜 남은 선거운동 기간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여당 후보가 가진 '이미지'가 벗겨지고, '준비된 도지사'로서 우리 후보가 가진 정책 측면이 부각되는 것 같다"면서 "지지율 취약지역인 접경지역을 위주로 당 지도부와 함께 유세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확실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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