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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별장서 머물던 유병언 왜 놓쳤나

입력 2014. 06. 01. 18:10 수정 2014. 06. 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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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조력자 성급하게 체포→유씨 눈치채고 다시 도주 '마지막 연결고리' 운전기사와 헤어져..소재 '오리무중'

유씨 조력자 성급하게 체포→유씨 눈치채고 다시 도주

'마지막 연결고리' 운전기사와 헤어져…소재 '오리무중'

(인천=연합뉴스) 박대한 손현규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의 조직적인 도움을 받으며 한 달가량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가장 최근까지 머문 것으로 확인된 순천 인근 지역에 여전히 은신 중인 것으로 보고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그러나 구원파 신도들의 조직적 방해에다 검거팀의 판단 실수마저 겹치면서 여전히 유씨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달 22일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검거팀을 순천으로 급파했다. 순천 현지에서 유씨를 돕던 구원파 신도 추모(60·구속)씨의 존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추씨는 유씨 도피를 '총괄기획'한 이재옥(49ㆍ구속)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의 지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틀간의 잠복근무 끝에 지난달 24일 밤늦게 순천 시내 자택에서 추씨를 체포했다. 당시 추씨는 다른 구원파 신도인 변모씨 부부(구속)의 차명 휴대전화(일명 대포폰)를 갖고 있었다.

추씨를 추궁한 끝에 변씨 부부가 17번 국도 인근의 송치재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부부도 범인은닉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비슷한 시각인 25일 오전 1시께 검거팀 중 일부는 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의 구원파 집단 거주지인 모 아파트에서 신도이자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인 한모(구속)씨를 체포했다. 한씨는 유씨를 위한 생수와 음식물 등을 마련해 순천에 있는 추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옥 이사장이 기획한 '유씨 도피 조력팀'의 조직도가 대략적으로 그려진 것이다.

검찰은 24∼25일 이틀간 조력자 4명을 검거했지만 유씨 소재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체포된 구원파 신도들은 진술을 거부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검찰은 뒤늦게 추씨 등의 진술을 받아 25일 밤 유씨 은신처인 '숲속의 추억'을 덮쳤다. 앞서 변씨 부부를 체포한 휴게소 인근에서 불과 500여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추씨와 한씨의 체포로 포위망이 좁혀진 것을 눈치 챈 유씨는 이미 구원파의 연락을 받고 사라진 뒤였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체포되자 25일 새벽 2시께 인천지검으로 구원파 신도 60여명이 몰려와 호송차량 진입을 방해했다"면서 "그 무렵 금수원 측이 순천 별장에 숨어 있던 유씨와 별장 근처 연수원에 머물고 있던 운전기사 양회정(55)씨에게 공범의 체포상황을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씨와 항상 함께 움직여서 '마지막 연결고리'로 지목됐던 양씨는 이때부터 별장에 있던 유씨와 따로 떨어져 움직였다.

양씨는 연고가 있는 전북 전주까지 110㎞가량을 유씨 도피를 위해 마련했던 EF쏘나타를 타고 달아났다.

양씨가 도주할 당시 유씨가 이 차량을 얻어탔다가 다른 은신처에 내렸는지, 유씨 혼자 별장에서 빠져나와 다른 신도의 도움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도 이 시점 이후의 유씨 도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양씨는 25일 오전 5시 30분께 전주의 한 지인 집에 도착했다. 지인들에게 "검찰이 휴게소에 들이닥쳐 회장님을 두고 왔는데 같이 가서 도와드리자"고 부탁했다.

그러나 양씨 지인들은 "그렇게 큰일에 말려들기 싫다"며 거절했다.

양씨는 이후 2차례 금수원 강경파 그룹 실세인 일명 '김엄마'에게 공중전화를 이용해 유씨의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쏘나타 승용차를 근처 덕진구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세워 둔 뒤 지인의 SM5 승용차를 타고 금수원 인근으로 도주했다.

유씨와 유씨 검거의 핵심인물인 양씨 모두 놓친 것이다.

앞서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토요예배로 몰린 지난달 17일께 유씨가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유씨는 그보다 앞서 계열사 대표 등 측근 조사가 한창이던 이달 초에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가 순천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없는 금수원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보름가량 뒤늦게 유씨를 쫓아 순천에 갔지만 결국 순천에서도 유씨를 놓치면서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pdhis959@yna.co.kr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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