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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보름동안 메던 배낭 내용물 공개하다 끝내 눈물

손대선 입력 2014. 06. 03. 20:47 수정 2014. 06. 0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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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저녁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그동안 거리유세 때마다 짊어지고 다니던 배낭 속 내용물을 시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했다.

지난 22일 공식선거운동 돌입과 함께 박 후보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차분하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유세차, 로고송, 율동, 확성기가 없는 이른바 '4무(無) 선거운동'을 이날까지 보름째 이어왔다.

수행원을 최소화한 채 배낭을 짊어지고 운동화 차림으로 시민을 만나는 이른바 '배낭유세'는 박 후보 선거운동방식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박 후보는 이날 오후 7시께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 2번출구 역 앞에서 평소처럼 배낭을 메고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박홍섭 새정치민주연합 마포구청장 후보, 마포구에 지역구를 둔 정청래 국회의원과 나란히 서 밀려드는 시민들의 1대 1 기념촬영에 응했다.

박 후보에게만 몰리는 인기에 정 의원이 장난기가 발동한 듯 불쑥 "배낭 안에 뭐가 있을까"라며 배낭 속 내용물 공개를 요청하자 주저없이 배낭을 열어제쳤다.

처음 꺼낸 것은 연한 갈색 물이 담긴 플라스틱 아리수통이었다. 박 후보는 "비타민이 섞인 특별한 영양식"이라고 소개했다.

종로5가 선거캠프 인근 상인들이 시민들의 눈물과 땀을 닦아달라고 선물한 수건과 아내 강난희씨가 준비한 견과류, 시민의 바람이 담긴 스케치북을 꺼내 보였다.

박 후보는 이윽고 자신에게 답지한 한 주부의 편지를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한남동에서 칼국수집 하는 아줌마 ㅇㅇㅇ 입니다. 전에 한 번 와주신다 했는데 정말 오셔서 감동했어요. 역시 으리, 으리(의리를 강조하는 김보성의 유행어). 젊은 부부 격려 잊지 않으셨네요. 시장님 만난 후 더불어 사는 삶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높은 곳에서도 낮은 곳을 바라보시네요. 시장 재선되심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8년까지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기간 발로 뛰니 이제 곧 아름다운 열매를 맺으실 거예요. 서울시민인 게 자랑스럽습니다."

박 후보는 마지막 대목을 읽다가 "아, 내가 눈물이 나려고 하네"라며 잠시 눈가를 훔쳤다.

박 후보는 편지를 읽은 뒤 "세월호 참사 이후 너무 힘드신데 세월호는 우리나라가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듯하다"며 "시장의 기본은 뭘까? 시민 곁에 가서 어려운 고통 소망 듣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께도 기본이 있다. 투표하는 것이다. 투표하지 않는 사람은 정치를 탓할 수 없다"며 "참여하지 않는 시민은 세상 바꾸길 기대할 수 없다. 꿈꾸고 참여하고 열정을 모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날 홍대유세를 마무리지었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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