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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나타난 친부, 사체검안서로 보험금 신청"

입력 2014. 06. 04. 10:21 수정 2014. 06. 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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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부당 상속 제한하는 '단원고법' 필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민법상 친부모라면 무조건 상속권

-대구 지하철, 천안함 때도 유사 분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얼마 전에 이런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연락조차 없던 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서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딸의 보험금을 수령해 가는, 즉 법적인 친부라는 이유만으로 양육할 때 도움 하나도 안 줘놓고 보험금을 타가는 어이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일이 여러 유가족에게서 벌어지고 있답니다. 며칠 전에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 스무 가족이 이런 일을 막아달라면서 가압류신청서를 대한변호사협회에 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얘기일까요. 자세한 얘기 직접 들어보죠.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이시고요.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십니다. 이명숙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변호사님, 나와 계세요?

◆ 이명숙 >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보험금은 어떤 보험금을 얘기하는 거죠?

◆ 이명숙 > 보험금은 여행, 수학여행에 떠날 때 가입하는 여행자보험이 있고요.

◇ 김현정 > 단체 여행가면서 학교에서 들어놓은 여행자보험 말씀하시는 거죠?

◆ 이명숙 > 그렇죠. 그리고 각자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서 보험을 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이혼한 부모 중에 한 사람이 아이를 키우면서 그 아이를 위해서 자기가 번 돈으로 보험을 든 경우. 이러한 보험금은 아이가 사망하게 되면, 이혼을 했더라도 부모가 살아만 있으면 두 사람 모두에게 반반씩 상속권이 있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되는 거죠.

↑ (자료사진)

◇ 김현정 > 이 분쟁을 정리하자면 미성년 자녀가 사망했는데, 그 앞으로 나오는 보험금은 누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가져가야 맞느냐, 이런 게 되는 거네요?

◆ 이명숙 > 그렇죠. 이건 비단 이번 세월호 사건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별거하거나 이혼하고 있는 부부가 성인이 안 된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요. 실제로 천안함 사건이나 과거 서해 훼리호 사건, 대구지하철 참사 사건 때처럼 사회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발생할 때는 한두 건씩 소개가 됐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다들 미성년자잖아요. 단원고 학생들이. 한 3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하다 보니까 그중에는 이혼한 부모들이 꽤 많거든요.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데. 다들 이런 문제 때문에 마음 앓이를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 그런데 원래 보험이라는 건 이 보험 나오면 누가 얼마를 타가라, 이런 게 법으로 보장돼 있는 거 아닌가요?

◆ 이명숙 > 법으로 보장을 받으려면 보험을 탈 때 누가 탄다 라는 수익자를 지정해두면 문제가 없습니다. 이혼한 부모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험을 드는데요. 수익자를 지정해 두지 않으면 아이 이름으로 들었을 경우에 상속자인 부모가 타게 되는 거고요. 부모는 아이를 키우건 안 키우건, 살아 있으면 이혼하고 10년, 15년 동안 연락 한 번 안 되더라도 반은 갖고 갈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거예요.

◇ 김현정 > 양육권, 친권 이런 거 다 상관없군요?

◆ 이명숙 > 상관없어요. 친권과 양육권은 키우는 권리고 낳기만 하면 갖고 가게 되는데요. 얼마나 불합리한가 하면요. 극단적인 경우에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하는 부부도 있어요.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해서 아이를 고등학교 2학년까지 엄마가 재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키웠어요.

그리고 혼자서 새벽일 하면서 아이를 위해서 보험을 들어뒀다가 이번 사고가 났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그런 경우에도 아이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단돈 한 푼 양육비를 주지 않았던 아버지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오면, 아이 앞으로 들어 있는 여행자보험 아니면 엄마가 혼자 키우면서 들었던 보험. 모두 보험금 절반을 갖고 가는 거거든요. 이런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우리 민법은 이렇게 정해놨어요.

◇ 김현정 >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도 내가 낳은 아빠다, 낳은 엄마다 하는 순간 반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군요.

◆ 이명숙 > 그렇죠. 이 옛날에 우리 민법이 정해질 때 상속에 관해서 선량한 부모, 그러니까 이혼하지 않고 아이를 잘 키우는 부모를 전제로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에요. 요즘처럼 이혼이 일반화되고 많아지고. 심지어 극단적인 경우에 딸을 성폭행해서 이혼한 아버지가 있다고 치고 그 딸이 그 아버지를 극도로 미워하고 반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딸이 이런 사고를 당하면 보험금은 그 아버지가 반을 갖고 가요.

◇ 김현정 > 지금 세월호 가족들 중에 이런 가족들이 꽤 많다는 건데, 어떤 사례들이 또 기억이 나세요?

◆ 이명숙 > 제가 지금 예를 든 성폭행이나 이런 건 실제 사례는 아니고 극단적인 예를 든 거고요. 실제로 상담을 해 보면 15년 동안 이혼하고 연락 한 번 없고 지금도 생사를 모르는 그런 이혼한 부모도 있고요. 그리고 13년간 혹은 10년간 전혀 왕래와 연락이 없었던 그런 분들인데요. 이번 사고 소식을 듣고 사체검안서, 사망진단서와 같은 거죠. 사체검안서를 10통을 떼어 갖고 가서 아무 연락이나 위로도 없이 혼자서 보험금 2분의 1을 갖고 가신 분도 계시고요.

◇ 김현정 > 잠깐만요. 유가족한테, 키우고 있던 쪽한테 알리지도 않고 자기가 그냥 서류떼가지고 보험금만 싹 가져간 경우도 있어요?

◆ 이명숙 > 그렇죠. 사체검안서 10통을 떼어갖고 보험금 내 꺼 1/2 내놓으라고 신청하신 아버지도 있죠. 그리고 어머니가 이혼하고 혼자 아이 앞으로 보험을 들었는데 (아이 사망 뒤에 친부가 보험금을 몰래 찾아가서) 그 돈을 되찾으려고 일부러 지방까지, 재혼해서 살고 있는 남편을 찾아간 어머니가 있어요.

그래서 이 돈은 내가 아이 대학교 들어가면 쓰려고 내가 힘들게 든 보험이니까 이 돈은 그냥 내가 찾아서 아이를 위해서 쓰면 어떨까. 당신은 여기 이 돈에 돈 한 푼도 내지 않았잖느냐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침묵하고 있다가 나는 법에서 정한 내 권리를 찾을 뿐이라고 하는 아버지도 있고요.

◇ 김현정 > 이 문제가 지금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매 사건 날 때마다 벌어지는 문제인데요. 왜 법은 이렇게 불합리한 채로 계속 가고 있는 건가요?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요?

◆ 이명숙 > 우리가 법을 바꿔야죠…옛날에 천안함이나 한 건, 두 건 문제가 될 때마다 논의는 됐지만 그냥 법이 바뀌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단원고 학생들을 통해서 정말 많은 부모들이 이로 인해서 마음앓이를 하고 있고요. 이 부모님들은 아이를 키우다가 갑자기 사고를 당해서 아직은 사망신고도 못 하고 있어요. 그리고 너무 비통해하고 계신데, 상대방은 연락도 없이 몰래 보험금을 자기 것을 그냥 찾아가 버리니까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데요.

◇ 김현정 > 그러네요.

◆ 이명숙 > 예전에 우리 '최진실법' 기억하죠? 갑자기 이혼하고서 아이를 혼자 키우던 부모가 사망하니까 그로 인한 보험금이라든가 재산 상속을 양육비 한 푼 주지도 않고 잘 만나지도 않던 상대방이 다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친권이 자동 부활 돼서 관리할 수 있게 돼서 이건 아니다 라는 여론이 들끓어서 '최진실법'이 만들어졌고요. 친권이 자동으로 부활되지 않게, 그래서 그 상속 재산을 아이를 키우지 않던 상대방이 자동으로 다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방지가 됐어요.

이번에는 반대예요. 자녀의 사망으로 상속할 대상이 부모에게 생길 경우에 자동으로 다 갖고 가지 못하게끔, '세월호법' 혹은 '단원고법' 이런 법이 만들어져서 이혼한 부모 중 한 사람이 양육비도 안 주고 그랬으면 상속을 제한하거나, 못 받게 하거나…양육비를 준 만큼 또는 함께 살았던 기간만큼의 비율로 가져갈 수 있도록 적절한 법이 만들어져야죠.

◇ 김현정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번만큼은 이 법이 좀 정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인사 나누죠. 이명숙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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