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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승자 없었다..여야에 냉엄한 민심 회초리(종합)

입력 2014. 06. 05. 10:14 수정 2014. 06. 0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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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8곳, 野 9곳' 승리..與수도권 선전 vs 野 중원 석권
與 '박근혜 마케팅'으로 보수층 재결집시킨 듯..최악 참패 막아
野 '세월호 심판론' 제한적 효과..'앵그리 맘' 교육감선거 영향

'與 8곳, 野 9곳' 승리…與수도권 선전 vs 野 중원 석권

與 '박근혜 마케팅'으로 보수층 재결집시킨 듯…최악 참패 막아

野 '세월호 심판론' 제한적 효과…'앵그리 맘' 교육감선거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6·4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어느 한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기보다는 여야 모두에 냉엄한 민심의 회초리를 들이댄 것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참사가 최대 변수로 부각되면서 당초 여당인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투표함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여당을 참패 수준의 수렁으로 몰아넣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승리를 안겨주지도 않았다.

'세월호 심판론'을 기치로 내건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민심은 여당을 견제할 만큼의 입지는 마련해줬지만 역시 몰아주지는 않았다.

개표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경기(남경필) 인천(유정복) 부산(서병수) 대구(권영진) 울산(김기현) 경남(홍준표) 경북(김관용) 제주(원희룡) 등 8곳을, 새정치연합은 서울(박원순) 대전(권선택) 세종(이춘희) 강원(최문순) 광주(윤장현) 충남(안희정) 충북(이시종) 전남(이낙연) 전북(송하진) 등 9곳을 각각 차지했다.

일단 숫자 면에서 기존 '새누리 9곳, 새정치연합 8곳'에서 '새누리 8곳, 새정치연합 9곳'의 구도가 만들어짐으로써 새정치연합이 다소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내용 면에서는 새누리당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경기를 '사수'하고, 인천을 빼앗아왔다. 새정치연합은 인천을 내주는 대신 대전과 세종에 깃발을 꽂아 충남·북과 함께 중원을 석권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전례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수도권에서 선방,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는 평가다. 특히 안산 단원고가 자리 잡고 있어 가장 강력한 세월호 민심의 영향권에 있었던 경기를 지켜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산과 인천,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등 7곳에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에는 세월호 참사와 무능한 대응과정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을 묻고, '세월호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운 야당에 대해서도 경고 사인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5일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빈틈없는 균형감각에 감사한다.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모두에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선거 막판 위기에 내몰리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투표로 지켜달라"면서 이른바 '박근혜 마케팅'에 급피치를 올렸다.

집권여당 스스로 중간평가를 자처하는 역발상적 모험을 감행한 셈인데, 안대희 총리 후보 낙마 파동, 통합진보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잇따른 사퇴 등이 겹치면서 위기에 빠진 보수층의 재결집이 막판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5~10% 정도로 추정됐던 '숨은 표'(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유권자) 중에서도 여권 지지성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도 비교적 견고함을 유지한 박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 박 대통령은 '선거 중립' 의무에 묶여 있었지만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박근혜 마케팅'으로 '선거의 여왕'이라는 명성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재삼 입증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가만히 있으면 세월호처럼 대한민국호가 침몰할 것"이라면서 투표를 통한 심판에 전력투구를 했다.

이 같은 호소가 일정 정도 먹혔지만 수도권 등에서 당초 기대치에 비해 만족할만한 결과를 끌어내지는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을 새누리당에 내줬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1, 2회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이, 4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충청지역 광역단체장을 석권하며 현 새누리당의 명맥을 잇는 정당들이 제패한 기록이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새정치연합이 지지기반을 중원으로 확장했다는 점은 향후 총선과 대선의 좋은 신호로 여길 만하다.

세월호 참사로 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일부 하락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이 반사이익을 제대로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전히 견고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 세월호 심판론에 지나치게 의존한 캠페인의 한계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 투표율이 56.8%(잠정치)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새정치연합의 기대치만큼은 나오지 않은 것도 심판론의 제약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연합은 높은 사전투표율(11.49%)에 힘입어 최종 투표율이 6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기대치를 밑돌았고, 이는 야당 성향의 젊은 층이나 이른바 '앵그리 맘'(성남 엄마)을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견인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풀이로 연결된다. 세대별 투표율 차이도 변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세월호 심판' 여론은 광역단체장 선거보다는 교육감 선거에서 표출됐다는 분석도 있다. 17개 시도 교육감 중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최대 13곳에서 승리하면서 예상 밖으로 보수 후보들이 참패했다.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실패라는 '어부지리' 요인도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교육에 관심이 많은 '앵그리 맘'들이 경쟁적인 교육 환경보다는 자녀들의 인간적인 교육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진보교육감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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