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1] "아들, 엄마 꿈속에 한번만 와줘.."

입력 2014. 06. 16. 01:50 수정 2014. 06. 26. 21:40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1>

'세월호의 어린 영웅' 정차웅군

보낼 수가 없구나, 너를 못 본다는 이 참담함에 좀 더 많이 안아줄 걸…좀 더 많이 사랑해줄 걸…

"미안하다, 얘들아~ 절대 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수없이 되뇌었던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세월호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사고 진상규명도 더디기만 합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두 달을 맞아,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얼굴 그림과 부모의 절절한 심경이 담긴 글을 지속적으로 싣기로 했습니다. 이는 세월호의 슬픈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한겨레>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얼굴 그림은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그립니다.

차웅군 어머니가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 차웅이에게.

웃으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떠났던 수학여행이 너무나 길구나. 너를 보지 못하고 살아내는 날들이 하루하루 늘어만 간다. 아직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단다. 세상에서 이 엄마가 제일 예쁘고 사랑한다고 엄마의 보디가드가 될 만큼 컸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너의 모습이 가슴 찢어지게 그립고 보고프다.

"다녀왔습니다" 하며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데 너를 보지 못한다는 이 참담함을 아빠, 엄마, 형아는 아직도 받아들일 수가 없구나.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구나. 모든 것이 아쉽고 후회스럽고 속상할 뿐이구나. 좀 더 많이 안아줄걸. 좀 더 많이 사랑해줄걸.

부족함 많은 엄마여서 미안하구나. 해준 것 없어 미안하구나.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내 아들 차웅아.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너. 이제는 그만 보내주고 엄마의 가슴에 묻으라 하는데 아직은 너를 보낼 수 없구나.

엄마의 꿈속에 한 번도 와주지 않는 아들아. 한 번만이라도 엄마에게 와주렴. 딱 한 번만. 너를 보지 않고서 너를 보낼 수가 없다. 이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고 그리운 아들아. 하루하루가 참 많이 힘들고 괴롭지만 너의 모습을 추억하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 볼게.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너였기에. 아들아, 가슴이 참 많이 아프다. 사랑한다 아들아. 보고 싶다 아들아.

'세월호의 어린 영웅' 정차웅군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2학년 4반 정차웅(17)군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4월16일 오전 10시25분께 침몰 해역에서 전남도 201호 어업지도선에 의해 발견됐다. 정군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 침몰하는 배에서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주고, 또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정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이날 낮 12시20분께 숨졌다. 안타깝게도 정군은 세월호 사고의 첫 학생 희생자로 기록됐다. 검도 3단인 정군은 평소 의리가 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세월호의 어린 영웅이었다.

4월22일 안산 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정군의 가족들은 "세금으로 치르는 장례"라며 가장 값싼 장례용품으로 장례를 치렀다. 정군은 경기도 평택시 서호추모공원 납골당 101호에 친구들과 함께 안치돼 있다. 친한 친구들과 떨어지면 외로울까 봐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유골 봉안함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정군은 5월 경남 남해로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 형과 함께 1박2일 일정의 가족 여행을 가기로 돼 있었다.

안산/김기성 김일우 기자 player009@hani.co.kr

천근아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담]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