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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소방서 간부 "잘리지 않으려면 1인 시위 가지 마라" .. CBS 좌파언론 발언 파문

김창영 기자 입력 2014. 06. 19. 17:03 수정 2014. 06. 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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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정국 혼란을 부추기고 있으며 공무원은 원래 여당 편이다."

세월호 참사 후 일선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선 상황에서 충북지역 소방서 간부가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충북지역 소방서 간부는 1인 시위에 참여한 소방관에게 "왜 보고도 하지 않고 시위에 참가하느냐. 너희는 모두 중징계에 해당한다. 잘리지 않으려면 시위에 참여하지 마라"고 훈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간부는 이날 근무 교대시간에 직원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야당 혹은 과격 진보 좌익 매체인 CBS 노컷뉴스 등에 이용당할 수 있다"며 CBS를 일방적으로 매도했다.

이 간부가 유독 CBS노컷뉴스를 겨냥한 것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 때문으로 보인다. 당일 방송에는 현직 소방관이 익명으로 출연, 소방장비를 소방관들이 사비로 구매하고, 폐차가 마땅한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출동하는 실태를 폭로했다.

이를 빌미로 이 간부는 CBS에 '좌익' 딱지를 붙이고, 공무원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행사마저 제한한 셈이다.

이 간부는 "소방방재청장이 '시위 참가자에게 징계를 내리라'고 지시했는데, 반발이 심하니까 지시를 번복했다"며 "(소방서를) 정년퇴직 때까지 다니려면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간부의 훈계를 들은 직원들은 "소방조직을 위한 시위 참가를 좌익으로 몰고 간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이 <국민TV>를 통해 보도하자 충북도 소방본부와 해당 소방서는 제보자 색출에 나섰다. 해당 소방서는 제보자를 특정해 "언론보도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빨리 전화해서 보도된 내용을 인터넷에서 내리도록 조치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 소방본부나 소방방재청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1인 시위에 참석했다는 한 소방관은 충북소방본부 게시판에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정부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하고, 특정언론을 종북좌파로 몰고 있다"며 "1인 시위를 야당과 종북좌파 소행으로 매도하는 처사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소방관은 "헌법에도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데 시대착오적인 종북 좌파가 배후에 있는 것처럼 매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방관도 "온갖 압력을 행사해 시위를 못 하게 하는 간부 역시 상급자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내부 감찰을 통해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영 기자 bod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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