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머니투데이

'노인대국' 日의 탄식,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박진영|서진욱 기자 입력 2014. 06. 20. 06:28 수정 2014. 06. 20. 06:28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창간기획-2020년 인구절벽 위기 온다]<2회> ①

[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창간기획-2020년 인구절벽 위기 온다] < 2회 > ①]

#

1960년대 일본이 인구과밀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다마 신도시'. 수도 도쿄 남서쪽에 위치해 한 때 인구 31만을 목표로 개발된 계획도시지만 지금은 '노인들의 도시'가 돼버렸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젊은 인구의 도시 유출 때문이다. 초·중학교가 잇따라 폐교했고 집값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다마시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다마시 인구는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14만7734명 수준이다. 이 중 24.7%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초고령 도시다.

카네코 류이치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소장은 "아키타현, 시마네현 등의 초고령 도시에서 낮 시간에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노인밖에 없다"며 "고령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극심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일본의 근저를 흔들고 있다. 급증한 노년층 인구는 노동력 부족과 생산력 저하, 노인부양 문제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문제에 대응할 수 있었던 '기회의 시간'을 놓친 일본은 뒤늦게나마 근본적인 대응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일본, '노인의 나라'로 격변=

일본 경제는 지난 20여년간 성장률이 기껏해야 1∼2%대에 그쳤고 때로는 1% 미만이나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하는 등 정체 상태였다. 이같은 잃어버린 20년의 근본 요인으로는 저출산·고령화가 꼽힌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인구의 중심축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줄면서 경제성장을 위한 생산 역량과 소비 규모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일본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1995년을 최고점으로 이미 20년 가까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1995년 정점 대비 1000만명 이상 줄게 된다.

최근에는 편의점, 외식업, 택배·유통업, 건설업 등 육체적으로 강도가 높은 업종이 극심한 젊은층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유명 24시간 덮밥 체인업체인 스키야는 고된 노동과 저임금에 견디지 못한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집단 퇴직을 이어가고 있다. 스키야는 전국 약 2000여개 점포 중 6월 현재 140여개 점포가 일손 부족으로 일시 폐점하고 다수 점포가 영업시간을 줄이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다른 체인 선술집과 편의점 등도 스키야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다.

젊은층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각종 아르바이트 업종들이 채용난을 겪고 있지만 임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아 직원들의 이탈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노인 돌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노인돌봄서비스 수급자수는 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된 2000년에는 약 250만명이었지만 2012년 말 시점에는 약 550만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었다. 2025년까지는 70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요양 관련 종사자수는 2010년 말 현재 약 133만명으로 10년 사이 2.4배가 늘었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크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노인의 고독사와 각종 노인 범죄도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일본 사회의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노동생산력 저하, 저축률 저하, 사회보험과·연금 비용 증대에 수반되는 재정 부담 증가 등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일본이 잘 대응해 나가지 못한다면 거시적으로 더 심각한 경제 성장력 저하, 재정파탄, 국제수지 위기, 안전보장 위험 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인구구조=

일본 내에서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인구절벽에 대한 경종이 울렸음에도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기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새 정부의 '아베노믹스'마저도 인구구조를 감안한 장기적 계획을 내놓지 못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통화완화와 재정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는 안 그래도 많은 일본 정부의 부채를 더 늘려 미래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수렴해 지난 9일 열린 경제·재정 자문회의에서 "50년 후 1억명 정도의 안정적인 인구구조를 유지한다"는 문구를 중장기 경제·재정 운영방침에 명기하기로 했다. 경제·재정 운영의 기본방침을 인구구조 변화에 초점을 두고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의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평가다.

카네코 류이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인구구조 변화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며 "일본은 이미 많이 늦었지만 겨우 위기감을 인식하기 시작해 사회 각 분야에서 대처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 jyp@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