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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법정을 울린 단원고 학생 영정사진

배동민 입력 2014. 06. 24. 19:10 수정 2014. 06. 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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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법정에서 함께 보고 싶습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24일 오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한 학생의 어머니의 간절한 목소리가 재판부에 전달됐다. 방청석에서 이날 재판을 지켜보던 이 어머니는 임정엽 부장판사에게 "안산 분향소의 아이들 영정 사진을 이곳에서 함께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잠시 뒤 법정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00여명의 영정 사진이 나타났다.

학생들을 배 안에 남겨둔 채 자신들만 먼저 탈출했던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놓인 학생들의 영정 사진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재판이 진행된 6시간 동안 몸과 입술을 떨며 극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 등 일부 승무원들은 눈을 감거나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방청석에서는 "고개를 들어 (우리 아이들을)보라"는 고성이 터졌다.

임 판사도 "볼 때마다 슬프다. 고개를 들어 봐야한다. 재판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으니 괜찮다"며 피고인들이 학생들의 영정 사진을 보도록 권했다.

그제야 고개를 든 승무원들은 사진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거나 눈을 다시 감았다.

이를 본 피해자 어머니는 "이 아이가 제 아이다. 정말 반성을 하고 있다면 거짓 없는 증언을 해 달라"며 "우리는 밤마다 제대로 잠을 못자고 자다가도 눈물을 흘린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일순간 법정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뒤이어 또 다른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단원고 교실 모습을 담은 사진이 모니터에 비쳤다. 사진 속의 단원고 2학년 각 반 교실은 텅 빈 채 국화꽃만이 아이들을 대신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신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학부모의 말에 변호인들도 눈물을 글썽이거나 애써 참는 모습을 보였다.

한 피해 학생 아버지는 재판부에 "조타실에 CCTV가 있었다"며 "승무원들이 조타실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자신들만 탈출했는지 꼭 밝혀 달라"고 말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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