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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생존학생 사고 후 첫 등교 '울음바다'

김도란 입력 2014. 06. 25. 10:30 수정 2014. 06.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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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김도란 기자 =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경기 단원고 2학년 생존학생들이 25일 학교로 복귀했다. 사고 71일만이다.

부푼 기대를 안고 수학여행을 떠났다 참사를 겪은 학생들이 사고 후 처음 학교를 찾은 이날 단원고의 등굣길은 '울음바다'가 됐다.

교복을 차려입은 생존학생 73명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부터 부모와 함께 학교로 모였다. 숨진 학생의 부모, 단원고 교사 등 100여 명도 나와 학생들의 등교를 지켜봤다.

이날 생존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고 후 첫 등교를 언론에 공개하기로 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작성한 글을 발표했다.

생존학생을 대표해 나온 한 남학생은 '사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언론노출에 대한 공포와 친구를 잃은 슬픔 등을 토로했다.

이 학생은 "사고 후 쉬지않고 계속된 인터뷰 요청과 사진촬영이 많은 친구들에게 상처로 남았다"며 취재 자제를 요청했다.

또 "위로나 격려를 해주는 사람도 많지만 반면 SNS나 메신저를 통해 '너만 살아 나와 좋으냐'는 등 불쾌한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있었다"며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이제는 그만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주위 어른들은 잊고 힘내라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며 추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듯 국민 여러분도 세월호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학생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왜 희생되어야만 했고 왜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겨야만 했는지 어른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엄벌해달라"고 덧붙였다.

편지를 낭독하던 남학생은 감정이 북받친듯 울음을 터트려 끝까지 읽지 못했다. 마지막 뒷부분은 학부모 대표가 대신 읽었다.

사회를 향한 편지를 전한 학생들은 등교를 마중나온 유가족들에게 인사하고 교실로 향했다. 학생들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유가족들은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인사하는 내내 학생과 유가족, 교사 모두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20여m에 불과한 언덕길을 지나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기까지 20여 분간 곳곳에서 흐느낌이 이어졌다.

숨진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슬픔을 이기지 못한 일부 학생은 오열하다 교사의 부축을 받아 들어갔다. 일부 유가족은 교복을 입은 생존학생의 뒷모습을 보면서 주저앉아 통곡했다.

이날 복귀한 단원고 2학년 학생은 모두 73명이다. 먼저 학교에 복귀한 2명을 포함하면 사고현장에서 생존한 학생 75명 모두 학교로 돌아간 셈이다.

생존학생들은 사고 후 병원에서 퇴원한 뒤 이날까지 안산중소기업연수원에 머물며 심리치료를 받아왔다.

학생들은 이날부터 기존에 수업을 받고 있던 2학년 학생들과 함께 리모델링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정규교육과정과 함께 심리치료를 병행한다고 도교육청은 밝혔다.

박석순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아이들을 계속 연수원에 둔다면 학교 적응이 더욱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교육청 등과 협의해 복귀를 결정했다"며 "아이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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