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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글라스, 스케줄" "유진, PT준비해"..똑똑한 비서

입력 2014. 06. 27. 11:03 수정 2014. 06.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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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공지능 라이프..직장인 A씨의 하루

체온감지한 샤워기 적정 온수로 쏴악…사무실에선 인공지능 에어컨 자동가동실내사이클은 건강상태 맞춰 페달조절…집에 와서 피곤하면 "파이팅" 말걸기도

2016년 6월. 숙취로 밤잠을 설친 직장인 이준호(36) 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구글 글라스를 찾았다. "오케이 글라스, 스케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글라스 스크린에는 현재시간과 날짜, 요일이 표시되고, 이 씨가 오늘해야 할 일들이 나열된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이 씨는 숙취 해소 음료로 아침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이 씨는 발걸음을 주방으로 옮기고 냉장고 앞면에 있는 LCD 모니터에 음료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모니터에는 냉장고에 남아있는 식재료와 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야채 주스 레시피가 표시된다.

이 씨는 숙취 해소에 좋은 오이와 토마토를 갈아 마신 뒤 화장실로 가서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기에 부착된 인공지능 체온감지기가 이 씨의 체온을 측정한 뒤 적절한 온도의 물을 내뿜는다. 샤워를 마친 이 씨는 다시 글라스를 썼다. "오케이 글라스, 시동." 집 밖에 주차된 자동차에서 시동이 걸렸다.

이 씨는 차를 예열시키는 동안 옷을 입고 출근 준비를 마쳤다. 출입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 이 씨의 집은 무인거주 환경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에너지 절감형 주택으로 바뀐다. 이 씨가 집을 비우는 동안 지붕과 건물 외벽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기가 저녁에 사용할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놓는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벌써 30분이 훌쩍 지났다. 이 씨는 차에 타자마자 다시 글라스를 불렀다. "오케이 글라스, 사무실." 순간 글라스가 차 안에 네비게이션과 연동되면서 최단거리를 알려준다. 이어 차가 출발하고 이 씨는 오후에 발표할 프리젠테이션(PT)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운전은 차가 알아서 한다.

직장인 이씨는 기상하자마자 구글 글래스를 찾아 스케줄을 관리하고 시동을 켜고 밤새 열린 류현진 야구 스코어를 묻는다. 오후에는 건강관리를 체크 받고 건강에 맞는 운동을 처방받는다. 집에 돌아와서는 회사에서 있을 PT연습을 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속마음까지 꿰뚫는 인공지능 비서들이 관리해준다.

차 지붕에 달린 360도 회전 레이저센서가 주변환경에 대한 3차원 정보를 제공하고 물체와의 거리를 인식해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조절한다. 차 안에 설치된 광학카메라는 주변 환경의 실제 영상정보를 제공하고 차선이나 신호등의 색깔을 구분한다. 차 앞쪽 범퍼에 달리 3개의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물체를 식별하고 거리를 계산한다.

이 씨는 PT 자료를 보다 문득 새벽에 열린 LA다저스 간판투수 류현진 선수의 선발경기 결과가 궁금해졌다. "오케이 글라스, 스코어." 글라스 스크린에는 '6:2 류현진 승'이 표시되고, 이 씨는 짧게 환호한다.

가까스로 사무실에 도착한 이 씨는 겨우 지각을 면했다. 이 씨는 글라스를 통해 이미 사무실 컴퓨터도 켜놓은 상태다. 이 씨의 책상 옆을 지나가던 페퍼가 땀을 흘리는 이 씨를 보면서 "많이 더운가보네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페퍼는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수집한 감정과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이 씨는 페퍼에게 어제 회식 자리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됐다. 해가 중천에 뜨면서 사무실 온도가 올라가자 천정에 달린 인공지능 에어컨이 자동으로 가동된다. 에어컨에 달려 있는 온도 감지 센서가 사무실 내 온도와 습도를 측정한 뒤 일하기 좋은 환경을 알아서 만들어준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건강검진 결과상담을 받기로 했다. 이 씨가 다니는 병원은 IBM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시스템을 활용한 의료용 헬스케어서비스로 유명하다. 의료용 왓슨시스템에는 암치료 분야 60만건의 의학 자료와 42개 의료 저널 및 임상 실험으로 획득한 200만 페이지 분량의 데이터가 들어있다.

이 시스템은 연령, 성별, 질환 등을 토대로 유사한 패턴을 지닌 질환의 환자군을 관찰해 환자 개인별로 현재 적용 중인 치료 요법이 병세 추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주고, 개별 환자에게 완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패턴의 치료나 처방을 제시해준다.

이 씨는 다행히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했다. 주치의는 다만 복부 비만을 우려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주문했다. 이 씨는 예전에 사놓은 실내 사이클을 꺼내놓기로 했다. 이 사이클 안장은 이 씨의 몸무게를 측정해 필요한 운동량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속도와 힘을 유지하도록 페달의 무게를 조절해준다.

사무실로 돌아온 이 씨는 유진 구스트만과 PT연습을 하면서 대본을 고쳤다. 유진은 인공지능 대화가 가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유진은 튜링테스트(인공지능 판별 기준)를 통과한 2년 전에 비해 지적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유진의 도움으로 PT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페퍼도 긴장이 풀린 이 씨를 보고 "화이팅"을 외쳐준다.

퇴근시간이 다가왔다. 녹초가 된 이 씨는 운전할 힘도 없다. 차를 자동 운전 모드로 설정한 뒤 DMB로 프로야구를 시청하다 창 밖으로 '로또 판매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 씨는 바로 차를 세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로또를 구입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이 씨는 생각했다. '인공지능 로또 번호 생성기가 개발되면 얼마나 좋을까.'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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