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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사퇴 전후 20여명 추가검증.. "사돈에 망신당할라" 잇단 고사

민병기기자 입력 2014. 06. 27. 14:01 수정 2014. 06. 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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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접촉 후보군 모두 손사래

국무총리 후보를 고르는 과정에서 돌고 돌아 정홍원 총리 유임으로 결정난 이면에는 말로 옮기지 못할 각종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수십 명의 인사들을 접촉했지만 검증을 하기도 전에 당사자들이 '손사래'를 쳤거나 검증 과정에서 현재의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넘지 못했거나 검증의 관문을 통과해도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문창극 전 총리 지명자의 자진사퇴 이후 정 총리 유임 발표 때까지 이틀 사이에도 청와대 측이 복수의 대상을 상대로 접촉했지만 한결같이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총리 지명 작업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27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주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인사 검증 결과 모두 무산됐다는 최종보고를 받고 이날 늦게 정 총리의 유임을 전격적으로 결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지명자의 사퇴를 전후해 20여 명을 추가로 검증했으나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 찾을 수 없었다"며 "이미 두 차례의 낙마를 겪은 상황에서 다른 후보군 역시 이런저런 문제가 있으니 결국 리스크를 피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친박계 의원도 "당에서 올린 후보군만 50여 명"이라며 "상당수는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거나 본인이 손사래 치며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특히 아예 기존에 검토됐던 인물들 말고 문 전 지명자의 사퇴 이후 이틀 동안 수 명의 후보군을 집중 검토했지만 대부분 야당과 여론의 검증에 걸릴 만한 사유가 있었다"며 "통과되더라도 가족들이 결사 반대했다"고 밝혔다.

안대희·문창극 전 지명자가 여론 검증 과정에서 사생활까지 들춰지는 것을 보며 특히 부인의 반대가 심한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비교적 무난해 보이는 사람들은 가족들, 특히 부인이 절대로 못한다고 버텨 지명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 인사의 경우 자녀의 혼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부인이 '사돈 집 앞에 망신당할 일 있느냐'고 결사 반대했다"며 "문 전 지명자의 경우 종교 문제까지 옮아가니 세상에 어떤 사람이 그 과정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야권 인사들 역시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막판 검증 과정에서 현역 여권 정치인은 리스트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권의 인사들도 검증을 했는데 이들 역시 알려진 흠결 외에 최근까지도 추가적인 문제점이 나와 지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는 대통령과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인데 남의 식구는 못 시키는 것 아닌가"라며 야권이나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민병기·오남석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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