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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리포트] "내가 가장 부족했다" 16강 탈락 16개국 집중분석.. 문제는 감독

김진태 입력 2014. 06. 28. 00:36 수정 2014. 07. 02.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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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부족했다." 탈락한 16개국의 감독 이름과 부가적인 프로파일(사진 = 한경DB)

"내가 가장 부족했다."

어느덧 조별리그가 모두 종료됐고 토너먼트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내에서는 세월호의 여파,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최악의 경기시간 등으로 인기가 지난 대회만 못하다는 평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경기가 수준 높고 재밌게 흘러가며 골도 많이 터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48경기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감독의 능력이 많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축구는 감독의 지략승부라고 할 정도로 감독의 지도력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다. 무리뉴나 과르디올라 등 스타 감독들이 유명한 선수와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탈락한 16개국의 감독을 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탈락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감독' 하나의 키워드에만 초점을 맞춰보도록 하겠다.

1. 전술적 약점을 지니고 있었으나, 대처하지 못했다 : 크로아티아, 스페인, 러시아, 일본, 대한민국

대부분의 팀이 전술적 약점을 가졌기에 탈락하는 결과를 받았겠지만, 위의 다섯 팀은 그 약점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족으로 인해 역습상황에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크로아티아는 예상대로 역습상황에서 실점이 많았고, 그 실점으로 인해 카메룬을 4-0으로 이기고도 결국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몇 년째 계속되는 패턴으로 인한 상대 팀에게 전술적인 약점 노출, 역습을 통한 축구와 짧은 패스와 빠른 템포의 축구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한 디에고 코스타, 주전들의 기량 하락 등의 약점을 드러내며 2패로 일찌감치 탈락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호주와의 경기에서처럼 젊은 선수들과 비야를 기용해 보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러시아는 공격의 핵심 시로코프가 부상으로 인해 빠지면서 공격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샤토프, 자고예프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긴 했으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그 해답을 찾지 못하면서 탈락하게 됐다. 러시아의 단단한 두 센터백은 비록 3실점하긴 했지만, 골키퍼 실수로 2실점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면 정말 잘 했다. 하지만 단 두 점에 그치는 빈공으로 인해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일본은 비록 3패로 탈락하긴 했지만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엄청난 공격력으로 벨기에를 잡는 등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팀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일본의 약점 체력문제와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능력 부족, 또 역습 상황에서의 큰 약점 노출 등이 세 경기 동안 꾸준히 드러났다. 또한 일본 역시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몇 년째 거의 고정된 멤버가 나오다보니 상대팀이 약점을 찾기 수월했다는 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도 큰 약점이 있었다. 3선의 기동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구자철을 올려서 투톱의 형태를 취하는 이해할 수 없는 전술로 알제리에게 대량실점을 했고, 최전방보단 이청용의 자리에 많이 서면서 마치 4-1-2-1-2전형의 가운데 2에서는 인사이드 하프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 박주영의 기용 역시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러한 명단을 변화 없이 두 경기 연속 사용한 것은 어쩌면 "내가 가장 부족했다"는 말처럼 감독이 16강을 스스로 거부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 "내가 가장 부족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경쟁에서 탈락한 각국 대표팀의 감독들(사진 = FIFA)

2.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했다 : 스페인, 러시아, 대한민국, 온두라스, 카메룬, 잉글랜드

플랜 B가 있어도 쓰지 않거나, 플랜 B가 없었다. 위에 쓴 여섯 팀 모두 첫 경기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기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고 변화를 줬어야 했다.

하지만 여섯 팀 중 러시아를 제외하면 큰 변화를 준 팀은 없다. 심지어 잉글랜드와 대한민국은 유이하게 1차전과 2차전의 명단변화가 없는 팀이다. 전 경기에 대한 피드백이 없었던 건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설마 플랜 B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거짓말처럼 또 위의 여섯 팀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다 이유가 있었다.

3. 감독의 경험이 부족했다. : 크로아티아, 코트디부아르, 가나, 대한민국

위 네 팀의 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먼저 감독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초보감독들'이고, 두 번째로 국가대표,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팀을 제외한다면 감독 경험이 전무한 감독들이라는 것이다.

크로아티아의 코바치나 가나의 아피아, 대한민국의 홍명보 감독 세 명은 자국에서 국가대표선수로 이름을 날린 소위 '밀어주는 감독'이었기에 다소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잘해줄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람은 보기 좋게 무너져 버렸다.

크로아티아의 코바치 감독은 가장 수비적으로 나서야 할 개막전 브라질전에서 공격적으로 몰아치다가 오심 페널티킥, 카운터 어택에 무너졌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멕시코 전에서는 다소 수비적 성향을 띄는 다니엘 프라니치를 선발로 출장시키면서 웅크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해할 수 없는 기용이었다.

라무쉬 감독도 마지막 그리스전에서 솔 밤바, 디디에 조코라 등 다소 불안한 중앙 수비수들에게 수비를 맡기면서 한 점을 지키려다가 막판에 실점하고 탈락했다. "내가 가장 부족했다"는 홍명보 감독 역시 마지막 벨기에 전에서 김신욱 대신 김보경을 투입하는 교체를 하는 등 의도를 알 수 없는 교체를 단행했다. 항상 실점한 이후 따라가지만 그 이후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아피아 감독도 있었다.

부족한 경험이 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남겼다.

4. 감독의 리더십이 부족했다 : 카메룬, 가나

두 팀은 본프레레의 명언 "토고는 팀도 아니다"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팀이었다.

카메룬은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출전수당 문제로 시끌시끌하더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32개국 중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첫 경기 멕시코전은 심판의 도움 덕에 1실점으로 경기를 끝냈지만, 다음 두 경기에서는 8실점을 하고 송은 최악의 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실망감을 남겼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랫동안 감독을 한 만큼 볼커 핀케 감독이 팀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일찍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가나 역시 출전 수당문제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중도 퇴소 역시 있었다. 감독에게 욕설을 하고, 코치의 뺨을 때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문타리와 케빈 프린스 보아텡이 마지막 포르투갈과의 경기 전에 선수단 퇴소를 당했고, 이 두 선수 없이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진행했다. 자세한 내막은 현장에 있지 않는 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을 통솔해야 할 아피아 감독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5. 선수명단부터 문제가 보였다 : 스페인, 코트디부아르, 이탈리아, 대한민국

먼저 스페인은 무리하게 디에고 코스타를 스페인 전술에 맞추려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코스타의 발탁이 곧 공격진 문제가 해소로 이어지리라 생각했던 델 보스케는 비야, 토레스와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네그레도 혹은 요렌테 중 한 선수는 꼭 필요했는데, 코스타에 대한 지나친 신뢰가 역효과를 낳았다.

이탈리아는 왼쪽수비수로 데 실리오 한 선수만 선발했는데, 데 실리오가 부상당하면서 그 자리에 익숙하지 않은 다르미안과 키엘리니가 왼쪽 수비를 맡아야 했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포지션 당 두 명의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왜 다른 왼쪽 수비수 선발이 없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코트디부아르는 중원의 두 선수 장 자크 고소와 로마릭을 최종 명단에 제외시켰다. 하지만 그들 대신 나온 세레이 디에와 티오테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베테랑 중 소속팀에서 꽤 괜찮은 활약을 한 로마릭 정도는 포함시키는 것이 나았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엔트리 이야기는 많이 익히 들어 알 것이라 생각하므로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다.

▲ "내가 가장 부족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경쟁에서 탈락한 각국 대표팀의 감독들(사진 = FIFA)

6. 잘 했지만 운이 없었다 : 보스니아, 이란, 호주, 에콰도르, 포르투갈

오심이 아니었다면 월드컵 첫 진출에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을 텐데 보스니아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아쉬웠을 것이다. 강한 팀을 상대할 때는 원톱, 많은 골이 필요한 팀을 상대로는 투톱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수시치 감독이 그동안 수준 낮은 팀을 지휘하면서 큰 무대에 어울릴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졌지만 괜한 걱정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주먹감자로 유명한 퀘이로즈 감독은 재미없는 축구를 한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앞의 두 경기를 비기고 다음 경기에 승리를 취하겠다는 작전이 매우 좋았고, 그 작전이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추가시간 전까지는 성공했지만, 추가시간 2분을 버티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조 최하위로 평가되던 이란이 마지막 경기까지 다른 팀에게 경계의 대상이 된 것조차도 성공적이었다.

3패라는 결과를 받은 호주가 여기 포함된 것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죽음의 조에서 어느 정도 보여줄 만큼은 보여줬다. 2006년 월드컵 16강을 이룬 주축 선수들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고, 오어, 레키, 타갓트, 스피라노비치, 윌킨슨 등 다양한 신예선수들이 많이 선발돼서 일방적인 경기가 되리라 예상했지만, 칠레를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들었고, 네덜란드 상대로는 이길 수도 있었다. 비록 3패라는 결과지만 2015년 아시안컵에서 큰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경기력이었다.

마지막으로 에콰도르와 포르투갈은 1승 1무 1패를 하고도 탈락한 아쉬운 팀이다. 에콰도르에겐 스위스 전 후반 추가시간에 세페로비치에게 내준 결승골이 참 아쉬울 것이고, 포르투갈에겐 페페의 퇴장이 뼈아플 것이다.

특히 포르투갈은 후이 파트리시오, 코엔트랑, 포스티가, 알메이다 등 부상으로 잃은 선수들도 많다. 정말 운이 없었다. 그래도 에콰도르가 프랑스를 상대하면서 보여준 마지막 경기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포르투갈 역시 힘든 상황에서도 가나를 물리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기 있는 팀들에게 감독의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

김진태기자 wowsports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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