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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 끌려가 손발 묶여 뺨 맞고.. 무서운 병원

입력 2014. 07. 05. 13:15 수정 2014. 07. 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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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동현 기자]

최근 장성요양병원 화재참사로 요양병원의 안전과 더불어 요양시설에서의 강제구금, 폭행, 성폭행, 환자길들이기, 국가재정의 횡령 등의 총체적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요양병원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다시는 이같은 사건으로 또다른 피해자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요양병원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 기자말

홈리스행동 등 '요양병원 대응 및 홈리스(노숙인) 의료지원체계 개선팀'은 최근 인천 소재 ㅂ요양병원의 불법·반인권적 행위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복지부의 현지조사 등 철저한 실상 파악과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노숙인을 상대로 한 요양병원들의 '영업' 행위가 임계점에 달했고, ㅂ병원이 해당 행위를 가장 노골적으로 진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ㅂ병원 입원자의 42%(188명)가 노숙인인 것으로 드러났다(전체 입원환자(건강보험+의료급여) 447명). 더 놀라운 것은 해당 병원의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액의 81.5%가 노숙인 치료 명목이었다는 사실이다.

'노숙인'이라는 것은 복지부 노숙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이를 일컫는다. 여기에는 노숙인 지원기관 이용자 중 상담을 거친 이만 포함되므로 ㅂ병원의 실제 노숙인 환자 입원 및 진료비 청구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B병원에는 2014년 현재 124명의 노숙인 입원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숙인은 말 그대로 일정한 거처가 없는 이들이다. 환자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들이 노인성 질환자가 있어야 할 요양병원에 들어앉아 있을까.

요양병원의 노숙인 모시기, 이유가 뭘까

서울역 광장의 야외 노숙인들의 모습. 그들끼리 의지하며 술로 외로움을 달랜다.

ⓒ 박정훈

몇 년 전부터 서울역 등 주요 노숙 장소에 요양병원 차량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하나같이 저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차량들로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이유는 환자 모시기다.

주지하듯, 요양병원은 환자의 숫자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일당정액제'라는 수가체계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작은 지역사회에서 그만한 환자를 다 채우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먼 원정길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돈 한 푼 없는 노숙인을 데려간다고 수익이 날까?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기금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을까? 노숙인 모시기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자행되는 아래 몇 가지 경우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미가입자나 6개월 이상 장기체납자인 경우다. 그렇다하더라도 공단은 보험급여를 병원 측에 지급하고 가입자에게 이후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따라서 병원은 전체 진료비의 80%에 달하는 건강보험 공단부담금을 받아낼 수 있다.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본인 부담금을 낸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병원 입장에서는 80%만 받더라도 수익이 충분하므로 환자의 본인부담금과 보험료 한 달분을 면제 처리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의료법(27조 3항) 위반행위다. 드물지만 건강보험이 살아있는 경우는 보험료 대납 절차도 필요없이 바로 수익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둘째, 의료급여수급자일 경우다. 해당 환자의 경우 전액 정부 지원이므로 역시나 병원 측에서 따로 신경 쓸 일이 없다. 한편, 일부 병원은 병원 주소지로 수급권을 신청하기도 한다. 입원된 환자 사례를 볼 때 (소득인정액기준이나 부양의무자기준 상) 수급자로 지정될 수 없는 경우임에도 수급자로 선정된 부정수급 사례가 목격되기도 하였다.

그동안 정부가 부정수급자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결과, 개인이 아닌 기관 측의 부정이 대부분이었다. 병원과 지역사회의 유착 관계가 부정수급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누구든 가릴 필요가 없다. 건강보험 미가입자든, 연체자든, 수급자든 할 것 없이 정부로부터 진료비를 충분히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환자로 대환영인 것이다.

요양병원을 도피처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노숙인들

하루가 멀다하고 주요 노숙 밀집 지역에는 요양병원의 차량이 항시 대기 중이다. 다만 얼마 전 시사프로그램에서 요양병원의 환자 유인행위가 보도되자 잠시 주춤할 뿐이다. 환자를 모셔가는 행위가 문제 있나? 그렇다. 이는 엄연한 불법행위다.

의료법 27조 3항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 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도 정하고 있다.

병원은 비영리 기구이기에 상업시설과 같이 호객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일부 요양병원들은 이를 간단히 무시하고 노숙인을 대상으로 꾸준히 호객행위를 해 왔다. 그만큼 호객에 따른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거리 노숙인들이 요양병원 차에 오르고, 입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병원을 선택했을까?

노숙인에게 제공되는 일자리인 특별자활근로는 고작 500명에 불과하다. 이 또한 월 평균 규모일 뿐 여름철에는 그 수가 대폭 감소한다. 또한 노숙인에게 월세를 지원하는 임시주거지원 역시 연간 350명 규모에 불과하다. 노숙인 복지를 통해 거리를 벗어나기에는 제공되는 자원이 너무도 부족하다. 이렇듯 복지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노숙인들의 욕구를 요양병원들이 파고들어 이윤추구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사회적 입원'이라 부른다. 의료적 필요도가 낮음에도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입원하는 현상 말이다. 복지로 풀어야 할 일을 의료 민간시설에 전가하는 행위, 현재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상당 부분 요양병원에 넘어가 있다. 얼마나 많은 노숙인들이 요양병원을 도피처로 삼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 범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래도 노숙인들이 거리를 벗어나 있으니 다행 아닌가?'라는 물음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요양병원 생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인다. 그 안에서의 생활은 안정을 취하고 육체, 정신적인 건강을 회복하는 것보다 건강을 해치는 데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노숙인 보호? 질병을 만드는 요양병원

지난 4월, 앞서 언급한 반인권적 ㅂ요양병원에 대한 복지부의 현지 조사 요구 등의 이유로 환자 진술작업을 하던 중 만난 이아무개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지난해 11월 서울역 광장에서 동료들과 있던 중 평소 면식이 있던 이를 만나게 되었다. 그가 이씨에게 소주를 1~2병 사 주면서 병원에 가자고 설득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곧 진단서를 제출해야 했던 이씨는 퇴원 후 진단서를 발부받을 요량으로 병원 차에 올랐다. 그가 사준 소주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마셨다.

병원에 환자를 유인하는 이를 '픽업자'라 불린다. 이들은 알코올 의존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술을 사줘 판단력을 흐리게 하거나,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게 해 준다고 현혹하여 실적을 올린다. 질병이 있는 이는 병을 중하게 만들고, 건강한 이들은 없는 병을 지어내어 입원을 시키는 것이다.

병원 생활에서도 믿기 힘든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병원에 있던 다른 진술자 김아무개씨에 따르면, 입원 중 다른 여성과 말다룸을 했다는 이유로 보호사 두 명이 김씨를 독방으로 끌고 가 뺨을 여러 차례 때리며 양 손과 발을 묶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이씨 역시 입원 중에 새로 온 입원환자가 독방으로 끌려가 10분에 한 번 꼴로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형법으로 금지된 폭행이 병원 안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것. 또한 생명유지 장치 제거 등과 같은 위험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신체억제대'를 환자 길들이기를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일은 요양병원에서 관행화 돼 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해 말, '요양병원용 신체 억제대 사용감소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다. 이 지침에 따르면, 신체 억제대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하며, 사용 시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를 받게 돼 있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은 병원은 많고, 복수의 진술에 따르면 ㅂ병원도 그러한 것으로 보인다.

구멍 뚫린 복지... 열쇠는 보건복지부에 있다

서울시 한 쪽방촌.

ⓒ 이희훈

ㅂ병원의 이같은 불법·반인권적 행위는 철저히 조사되고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유사 행위를 하고 있는 병원들에 대한 일제조사 역시 반드시 이뤄져 노숙인을 상대로 한 영리행위를 금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요양병원들의 생존 조건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처벌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허울뿐인 '인증제'와 같은 면피용 대책이 아니라 요양병원에 대한 구조적 수술을 단행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요양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만으로 노숙인을 이용한 약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노숙인 복지가 여전히 잔여적 지원에만 머물러 있다면 비록 사회적 입원 문제는 해결될지라도 또 다른 형태의 노숙인의 사회적 도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복지가 책임질 부분을 확실히 책임지는 것이 노숙인을 이윤추구 집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장성병원, ㅂ병원 문제 등 최근 발생한 요양병원 문제에 대한 대책은 요양병원에 대한 철저한 개혁과 더불어 사회적 입원 계층에 대한 복지 개혁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져야 한다. 보건과 복지 두 축 말이다. 열쇠가 보건복지부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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