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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쿠폰, 소셜커머스서 사라진 불편한 진실

백봉삼 기자 입력 2014. 07. 10. 11:01 수정 2014. 07.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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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소셜커머스에서 마사지 쿠폰 판매가 전면 중단된 것을 계기로 국내 마사지 업소들의 변종 영업과 이를 방관한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감독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번 소셜커머스에서의 마사지 쿠폰 판매 중단은 대한안마사협회의 반발로 보건복지부가 시각장애인 보호 차원에서 조치한 것인데, 미봉책에 그쳐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안마사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사업자등록을 책임지는 국세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일반 마사지 업소들의 변종 영업을 수수방관한 정부의 책임론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쿠팡·티켓몬스터·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마사지 이용권 판매가 일제히 중단됐다.

▲ 한 소셜커머스에서 판매됐던 태국마사지 이용권

대한안마사협회가 의료법 제82조(안마사), 보건복지부령 제333호(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3조(안마사의 자격)을 근거로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불법 마사지 업소들이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영업을 통해 성행하면서 정상적인 허가업소인 보건안마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논리다.

현행법에 따라 엄격히 규정하면 현재 성행 중인 마사지 업소들은 대부분 불법이다. 심지어 전국에 퍼져 있는 한 유명 발 관리 전문 체인점 역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불법이다. 일반적인 타이마사지·중국마사지·스포츠마사지 등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시각장애인들만 마사지업에 종사할 수 있으며, 이들도 2천 시간 이상 의약과목을 이수해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법에 근거해 재단하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그 동안 마사지 이용권을 판매한 것은 불법 업소를 알선했다는 뜻이 된다.

그럼에도 '불법' 마사지 업소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또 제대로 단속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이들이 대부분 '업종'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서다. 취재결과 시중 일반 마사지 업소들은 '화장품 도소매 서비스업'으로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내고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지 숍에서 화장품도 판매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 대한안마사협회 홈페이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에 대한 독점권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 각종 무자격 안마사들이 등장해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마사지(안마)업으로 신고할 경우 관할 지자체로부터 영업 인허가증을 받아야 하지만, 이처럼 화장품 도소매 서비스업으로 신고함으로써 법망을 피해 별 다른 제재 없이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자등록을 받아온 국세청과, 시각장애인 일자리 및 권익보호 차원에서 규제하고 단속해야할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들이 방관한 사이 '불법' 마사지 업소들이 전국에 우후죽순 생겨난 것.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 법령에 따라 시각장애인만 안마업에 종사할 수 있지만 그동안 관이 단속을 안 해 불법 업소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런 불법 업소들이 다 사라져야 하지만 일단 시각 장애자들의 권리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 등에 따라 온라인 판매행위 자체를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국세청은 현재 마사지 업소들의 잘못된 업종 신고와 불법 운영 사실을 알고도 책임을 다른 곳에 떠넘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세청을 비롯한 일선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단속하거나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세청은 단속 근거가 되는 관계법령이 있는 보건복지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중 비전과 임무에 대한 페이지.

국세청 부가세과 관계자는 "국세청은 사업자등록을 신고 받는 기관이지 단속 기관이 아니다"면서 "인허가 업종임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세청은 보건복지부가 요청할 경우 필요한 선에서 (단속에) 협조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대부분 마사지 업소들이 자유업으로 신고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각 세무서와 지방자지단체 등 일선에 있는 사람들이 의료법에 대한 개념이 좀 없었던 것 같다. 보건복지부가 단속을 나갈 수는 없고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알고도 법에 근거해 불법 마사지 업소들을 단속하는 대신 미봉책으로 온라인 이용권 판매만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커머스 이용자들의 발길이 끊기자 일반 마사지 업소들이 가격을 아예 소셜커머스 판매가로 낮춰 운영함으로써 기존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안마업소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 한 유명 커뮤니티에 소셜커머스에서 마사지 쿠폰이 사라져 궁금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관련된 댓글들이 달렸다.

익명의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마사지업은 수차례 안마사제도에 대한 무자격 안마행위자들의 헌법소원과 법원의 위헌제청 등이 이어지며 논란이 있어왔다"면서 "결론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안마사제도에 합헌 판결을 내렸으므로 제대로 된 업종 신고를 하지 않고 영리 목적으로 마사지 서비스를 하는 업소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마사지업은 일반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 등으로 여러 유권해석들이 나오고,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수시로 뒤바뀌는 등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라면서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냐, 아니면 일반 사업자들의 자유를 보장하느냐를 놓고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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