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지 못했던 정 총리 조문

박혜미 입력 2014. 7. 20. 16:48 수정 2014. 7. 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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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박혜미 기자 = 20일 오전 광주 헬기추락 순직 소방관들의 조문을 위해 강원 춘천시 장례식장에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약 40분 동안 장례식장에 머물렀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정 총리의 춘천 조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예기치 못한 '이변'의 연속으로 순조롭지 못한 출발을 보였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애초 이날 오전 9시에 도착해 조문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유가족들에게 약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착한 정 총리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동용 춘천시장, 김진태 국회의원,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김성곤 강원소방본부장 등과 함께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쳤다.

유가족 모두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사를 나눈 뒤 돌아서 분향소를 나가던 정 총리 앞에 순직 소방관들의 동료들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엎드려 소방직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울부짖었다.

이 모습을 맞닥뜨린 정 총리는 당황해 하며 "충분히 알겠다"고 이들을 일으켜 세웠다. 함께 있던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동료의 죽음에 오열하고 있는 이들에게 "소방공무원이냐"고 물으며 "소방공무원이 왜 이러느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이들은 "소방대원들을 좀 살려달라, 우리 소방 조직을 언제까지 이렇게 놔두시겠느냐"며 "우리 대원들이 헬기를 타고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과 동료를 잃은 슬픔을 쏟아냈다. 지켜보던 유가족과 동료들, 기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이 가운데 한 사람은 "(순직한 대원들은)나보다 남을 위하고 비번날에는 불우이웃 돕기도 하던 대원들이었다"며 "헬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순간부터 당황한 마음에 사방으로 수소문했는데"라며 애통해했다.

순직한 소방공무원들과 사고 20분 전까지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그는 "(대원들로부터)'이륙했다. 잠시 후 도착하니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받은 뒤 소식이 없다"며 허무한 한숨만 쉬었다.

1항공대 구조대원들은 기장, 부기장, 정비, 구급 등 13명이었다. 그는 "나머지 직원들도 남아서 철저히 사고에 대비하고 있으며 사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헬기로 구조 활동 중"이라며 안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본의 아닌 사고로 놀라게 했다"며 오히려 미안함을 전하며 "마음이 너무 아프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총리는 유가족들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fly12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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