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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여학생 죽음 뒤엔 괴물들이 있었다

김지현 입력 2014. 08. 04. 19:58 수정 2014. 08. 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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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강요 사실 들킬까 감금·고문, 시신 훼손하고 시멘트로 암매장

또래 여중생 4명 등 7명 구속 기소

"딸의 장지를 찾으면 무서움에 떨었을 아이가 생각 나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재판을 참관할 때마다'반성한다'는 말만 반복하는 아이들을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난 4월 발생한 경남 김해 여고1년생 윤모(15)양 살해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 윤모(49)씨는 가출 후 또래 여중생에게 끔찍한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을 딸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또래 여중생들과 범행에 가담한 20대 남성들의 잔혹한 범행수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양모(15), 허모(15), 정모(15)양 등 여중생 3명과 이들의 선배인 이모(25), 허모(24), 또 다른 이모(24)씨, 그리고 또 다른 여중생 양모(15)양. 이들은 지난 3월 15일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윤양이 가출하자 부산의 한 여관에서 함께 지내며 성매매를 강요해 받은 화대로 생활을 이어갔다.

윤양 아버지가 가출신고를 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3월 29일 윤양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성매매 강요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다음날 윤양을 울산의 한 모텔로 다시 데려간 뒤 본격적으로 윤양을 감금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씨 등 남성들은 윤양과 여학생들을 번갈아 가며 1대 1 싸움을 붙이고 구경하거나 윤양을 집단적으로 폭행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 2병을 부어 마시도록 하고 나서 윤양이 구토하면 토사물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윤양이 '너무 맞아 답답하니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하자 윤양의 팔에 수 차례 끓는 물을 붓기도 했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던 윤양에게 구구단을 외우게 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폭행하는 등 괴롭힘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구타와 학대에 시달리던 윤양은 4월 10일 대구의 한 모텔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 웅크려 탈수와 쇼크로 고통을 받다가 급성 심장정지로 숨졌다.

이들은 다음날 윤양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휘발유를 시신 얼굴에 뿌리고 불을 붙여 그을리게 하고 나서 시멘트를 반죽해 시신 위에 뿌리고 돌멩이와 흙으로 덮어 경남 창녕군 대지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윤양을 암매장한 남성들은 대전에서 양양에게 성매매를 시키려다가 성매수 남성이 양양이 '꽃뱀'이라고 의심하자 해당 남성을 살해하기도 했다.

양양 등 여중생 3명은 지난 5월 창원지검에서 구속 기소됐다. 또 이들과 공모한 이씨 등 4명은 대전지검에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현재 창원구치소와 대전구치소에 각각 수감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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