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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성희롱·폭언.. 순천 여교사 집단 반발

하태민 입력 2014. 08. 07. 20:03 수정 2014. 08. 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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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성고 교장 추태 일파만파

"처녀가 타 준 커피가 맛있다" "술자리 따라오면 승진도 해결"

성적 수치심 유발 폭언 일삼아 전남교육청 뒤늦게 진상조사

전남 순천시의 한 고등학교장이 여교사들을 상대로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상식 이하의 발언을 일삼고, 학생들에게 훈육을 이유로 골프채를 휘둘렀다는 진정이 접수돼 교육당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탄원이 접수된 지 18일 만에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늑장ㆍ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남 순천시의 한 고등학교장이 여교사들을 상대로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상식 이하의 발언을 일삼고, 학생들에게 훈육을 이유로 골프채를 휘둘렀다는 진정이 접수돼 교육당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전남도교육청은 탄원이 접수된 지 18일 만에 뒤늦게 감사에 착수해 늑장ㆍ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전남도교육청과 순천복성고 교사들에 따르면 교장 A(58)씨는 부임 후 지난 1년 6개월간 제왕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여교사에 대해서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과 폭언을 일삼았다.

한 여교사는 "교무실이나 학년실에서 A교장이 '○○○표 커피 마시러 간다', '처녀가 타 준 커피가 맛있다'며 커피심부름을 시키고, 시시때때로 '처녀'라는 언사를 일삼아 성적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부모와 함께한 자리에서 '몸매가 핫(hot)한 담임' 이라고 소개했다"며 "학부모에게 소개할 때마다 몸매를 언급해 몹시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60대 원로교사가 모인 술자리에 젊은 미혼 여교사들만 골라 참석을 강요하고, 회식이 끝난 뒤에는 동료 교사들에게 '한 건 했다'고 자랑까지 하는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평소 치근거리며 집착해온 미혼 여교사를 따라가다 자동차 전복사고를 유발시킨 '스토커 교사'로 유명한 이 학교 50대 남교사에 대해 징계는커녕 남녀 불륜사건으로 몰아가 여교사에게 심한 상처를 주기도 했다. 특히 A교장은 피해 여교사에게 오히려 잘못했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요구하며 자신이 직접 작성한 반성문을 보여주고 이와 동일한 경위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여교사를 병원에서 강제 퇴원시키게 했다고 교사들이 증언했다.

A교장의 독단ㆍ권위적인 학교 운영과 교사 모독, 교사간 이간질 등 교권 침해 사례도 다수 있었다. 승진 준비 중인 교사에게는 '밤에 내가 술자리 할 때 몇 번 따라오면 승진은 금방 해결 된다' 며 술자리를 유도하고, 교사들의 친목회비를 사적으로 전용하거나 1번이라고 써놓은 교장 전용주차장을 신설하는 등 전횡을 휘둘러왔다.

또 전교조를 비하하면서 교총 가입을 강요하고 고분고분하지 않은 여교사는 학생 훈육을 이유로 교실에 불쑥 들어가 골프채를 휘두르며 공포심을 유발시키는 등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위들이 다반사로 벌어졌다는 게 교사들의 증언이다.

참다 못한 이 학교 여교사 21명 전원은 지난달 10일 수십 건의 피해 사례를 모아 전남도교육청에 집단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교사들은 "평소 A교장의 태도에서 품위와 인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권한을 마음껏 휘둘러온 교장선생님 시야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해당 교장은 "사실이 와전된 부분도 있지만 부적절한 언사도 있었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A교장은 현재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사건이 확대되자 도교육청은 4일부터 감사실 직원을 파견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뒤늦은 조치여서 '감싸기 조사' 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를 주장하는 교사들과 A교장을 상대로 진정서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며 "혐의가 드러나면 합당한 징계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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