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은 '과잉' 고급은 '부족' SW인력의 현실

진달래 기자 2014. 8. 1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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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나와도 SW개발 '깜깜'] <中> 고급 SW개발전문가 미충원 비율 80%넘어

[머니투데이 진달래기자][편집자주] 창조경제 핵심산업으로 소프트웨어(SW)가 떠오르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SW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발표를 비롯한 인재 양성에 대한 정부 대책도 연일 쏟아진다. 하지만 정부의 SW인력양성 정책 전반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자칫 양적인 인력양성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다.

[[공대 나와도 SW개발 '깜깜'] < 中 > 고급 SW개발전문가 미충원 비율 80%넘어]

# 화학과를 전공한 A씨(27)는 3~4개월 전부터 사설 SW(소프트웨어)교육기관을 다니고 있다. 전공을 살린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중 SW개발 분야의 인력 수요가 많다는 정보를 들었다. 웹개발 등 초급 과정을 마치고 나니 확실히 취업 원서를 쓸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다.

그럼에도 A씨의 고민은 진행형이다. 처우가 낮은데다 높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현직 사례들을 보게 되면서다. A씨는 "초급단계 SW개발자가 많아서 좋은 일자리는 거의 없고, 고급인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이왕 시작했으니 고급 과정을 더 공부해야하나 이정도로 일단 취직을 할까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SW업계는 연구개발 인력시장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초급자들은 늘어나는데 실제 기반이 될 SW를 만들어낼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A씨처럼 초급 개발자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한편 기업은 중추가 될 SW 상품을 만들 인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국내SW기업 임원은 "단순 조사로 SW개발 인력이 많다고 하지만 채용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라며 "당장 데려다 쓸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 능력만 된다면 연봉 1억~2억원씩 주고도 뽑고 싶겠지만 그럴만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3회계연도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보면 2년 이상 현장경력이 있거나 국가기술자격법상의 기사 수준 혹은 대졸·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춘 SW 개발전문가의 미충원 비율은 80%가 넘는다. 그만큼 고급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SW인력 공급·수급 전망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드러난다. 2017년까지 SW개발 인력은 약 1만6700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대부분이 석사 이상의 고급 인력 수요다. 이에 반해 전문대졸을 포함한 초급인력은 오히려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의 인력양성 정책은 여전히 초급자 양성에 과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력의 양적 성장은 SW산업 발전을 이끌 수 없으니 결과적으로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사설 SW교육기관 담당자는 "토목에서 시멘트를 바르는 기술은 기초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대교, 빌딩을 만들수는 없다"며 "SW도 마찬가지인데 정부 지원은 코딩 기술처럼 SW개발의 가장 초기 단계에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코딩 기술 교육만으로는 정부가 생각하는 획기적인 SW 혁신이 이뤄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정부의 SW인력양성 사업 추진 결과를 보면 각종 SW동아리 재능기부, 특성화대학 지원 등에 50억원이 지원됐고, 올해는 그보다 증가한 72억원 예산이 배정됐다. 초급개발자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SW 개발인력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 재검토와 함께 SW업계 자체의 성장이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중소 SW기업 비중이 높은만큼 고급인력이 배출되면 이곳을 선택하도록 유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SW 분야는 300명 이상 기업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두면, 29명 이하 기업의 임금은 60∼70 밖에 되지 않는다. 임금을 비롯한 열악한 근로 환경이 고급인력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SW를 전공하면, 미국은 보통 연간 2억원을 번다고 하는데 우리는 5000만원 벌기가 힘들다"며 "박사학위가 있어도 중소SW기업을 다니면 전무, 상무 등 임원이 아닌 순수 연구개발직들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급인력이 중소SW기업에도 취직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한 산학연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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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달래기자 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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