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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이 '성매매 장소' 둔갑한 사연

차완용 기자 입력 2014. 08. 16. 07:13 수정 2014. 08. 1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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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쏟아진 탓일까.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설·부동산시장에 효자 노릇을 하던 오피스텔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오피스텔시장도 이제 '끝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000여실(室)이던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지난해 3만여실에 이어 올해는 4만여실로 4년 전보다 6배가량 늘었다. 이 같은 공급확대는 곧 공실의 증가로 이어져 수익폭도 줄었다. 지난 2006년 전국 오피스텔 연간 임대수익률은 6%대 후반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5%대 후반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공급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준공되는 오피스텔은 동수 기준으로 전년보다 28% 늘어난다. 입주물량 실수로 따지면 전년보다 8400여실이 늘어난 4만1300여실이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경기, 인천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8개 시·도 오피스텔 월세는 전달에 비해 0.2% 하락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 치솟는 도심 오피스텔 공실

특히 도심지역에 들어선 오피스텔 상황이 심각하다. '공급과잉'이 초래한 물량공세에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남권 최요지에 위치한 오피스텔조차 비어가는 실정이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L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 초반까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110만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80만원대로 시세가 떨어졌다. 이마저도 들어오려는 입주자가 없다.

강남구에는 올해 들어설 예정인 오피스텔이 4000실이 넘는다. 지난해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만4132실로 재작년의 1만4163실의 두배를 훌쩍 넘었고, 특히 올해는 4만5332실로 폭증하는 데다 이 가운데 3만여실이 하반기에 몰려 있다.

이렇다보니 서울 강남구의 오피스텔 공실률은 지난해 말 7.7%에서 지난달 말 8.8%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강동구의 경우 4.8%에서 9.2%로 뛰었다. 미분양도 급증 추세여서 2011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총 596개 오피스텔 단지 가운데 34%인 203단지가 비어있다.

이런 상황은 도심도 마찬가지. 서울 종로구나 마포구, 영등포구 등 오피스텔 밀집 지역도 공실이 늘고 매매가도 하락하고 있다. 오피스텔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가뜩이나 공급과잉인 도심 일대 오피스텔시장의 임대수익률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현재 서울 도심지역 일대 오피스텔시장은 5~10%가량의 공실률을 나타낸다.

여의도의 A공인 대표는 "2년 전 분양한 오피스텔 입주가 본격 시작되면 월 임대료가 낮아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락세를 보이는 오피스텔 수익률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로구의 K공인 대표는 "임대료가 내려가는 것은 부동산의 가치도 하락한다는 것으로 매매가를 지난해보다 2000만~3000만원 낮춘 급매물이 이전보다 자주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공실 많아지니 수익률 곤두박질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8년 5.94%에서 ▲2009년 5.70% ▲2010년 5.52% ▲2011년 5.26% ▲2012년 5.13% ▲2013년 5.09% 등으로 낮아졌다. 올 들어선 지난해와 같은 수준(5.09%)을 기록 중이다.

이는 서울 전체 평균 임대수익률(5.34%)보다 낮은 수치다. 강남역과 가까운 역삼동의 경우 2008년 6.01%에서 2013년 5.33%로 0.68%포인트 떨어졌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부동산업계는 내다봤다.

서초구 일대도 마찬가지다. 서초구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8년 6.05% ▲2009년 5.82% ▲2010년 5.67% ▲2011년 5.36% ▲2012년 5.28% ▲2013년 5.20% ▲2014년 5.18% 등으로 하락했다.

강남역과 맞닿은 서초동의 경우 ▲2008년 5.99% ▲2009년 5.78% ▲2010년 5.63% ▲2011년 5.31% ▲2012년 5.24% ▲2013년 5.16% ▲2014년 5.14% 등으로 해마다 수익률이 떨어졌다.

서울 오피스텔 공급은 여전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한정된 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해 오피스텔 월세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임대경쟁이 치열해지고 공실 기간이 늘면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 왔던 강남구, 마포 및 종로 등 일대에 위치한 일부 오피스텔도 월세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월세입자를 유치하지 못한 집주인들은 비용 감당이 안 돼 이를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60㎡형 이상 투룸형 오피스텔은 월세 대신 전세로 공급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마포의 A 공인 관계자는 "분양가를 고려하면 투룸형은 최소 100만~110만원의 월세를 받아야 하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전세라도 놓고 있다"며 "전세입자를 구하는 순간 오피스텔은 수익상품이 아닌 일반 주택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도박·성매매 등 범죄 악용되기도

이처럼 오피스텔 공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성매매나 불법도박 등의 장소로 변질되는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강남경찰서는 최근 서울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도박장을 차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업주 임모씨(32)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딜러와 손님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오피스텔이 성매매장소로 이용되는 것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여러 차례 단속에 걸려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오피스텔 공실률이 높고 직장인들 수요가 많은 지역인 강남, 마포, 영등포, 종로 등에 침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피스텔 성매매는 한시간에서 두시간 사이에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을 활용해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오피스텔 성매매는 단속망을 피해 주택가까지 침투한 진화된 성매매의 한 형태로, 특히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한 오피스텔 시행사 관계자는 "강남 대부분 모든 건물에 성매매 업소가 2~3개는 들어가 있다"며 "사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강남에서는 오피스텔 공실률이 그나마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 제3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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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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