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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판 도가니 죄는 있지만 처벌은 못해 왜?

입력 2014. 08. 20. 16:03 수정 2014. 08. 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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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제주시 모 아파트에서 장애여성을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3명에게 법원 항소심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1심을 뒤집고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형사부(재판장 김창보 제주지법원장)는 20일 성폭력범죄의처벌과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모(39) 씨 등 3명의 항소심에서 면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공소를 면해야 한다는 것으로 징역 10년에서 7년이 선고된 1심을 뒤집은 판결이다.

고 씨 등은 지난 2002년 4월, 제주시 모 아파트에서 지적장애 2급 여성인 고모(당시 23세) 씨를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사건이 지난 지 11년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사건을 놓고 1심과 2심이 전혀 다른 결론을 낸 건 공소시효 배제 규정의 적용을 놓고 상반된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당초 성폭력범죄처벌법상 특수강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었지만 지난 2011년 11월 법 개정으로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는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 사건의 경우 옛 성폭력범죄처벌법이 적용되면 공소시효는 2012년 4월에 끝나 피고인들을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시효가 완료되기 5개월 전 장애인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됐기 때문에 이 규정대로라면 처벌대상이 된다.

문제는 '언제부터 적용할 것인지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범죄에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은 2012년 12월에야 만들어졌다.

바로 이 경과규정이 필요한지를 놓고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랐다.

1심은 '13세 미만이나 장애 여성 등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 폐지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우선하기 때문에 경과규정이 없어도 공소시효 폐지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소시효 폐지규정을 시효가 완성되기 전 범죄에 적용하는 부진정 소급입법으로 보고 경과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낸 것이다.

고 씨에게 징역 10년이, 이모(39) 씨에겐 징역 8년, 김모(39) 씨에겐 징역 7년의 중형이 각각 선고된 이유다.

반면에 항소심은 경과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소시효를 배제하거나 연장하는 규정의 경우 그 시행 이전에 저질러진 성폭력범죄에 대해서도 적용하려면 명확한 시점을 담은 경과규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경과규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피고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종전의 규정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도 했다.

옛 성폭력범죄처벌법에 따라 고 씨 등에 대한 공소시효가 2012년 4월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보고 항소심 재판부는 면소판결을 내린 것이다.

사건의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 10년의 공소시효는 폐지됐지만, 당시 경과규정을 두지 않아 피고인들의 죄를 물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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