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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행정장관은 애국인사가 맡아야"(종합)

입력 2014. 08. 31. 21:11 수정 2014. 08. 3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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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중앙정부 임명..홍콩 야권 "진정한 직선제 아니다" 강력 반발 시위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최현석 홍제성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오는 2017년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후보자격에 대해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의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는 애국인사여야 한다"고 최종 결정했다.

이런 후보 요건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관할권을 확인하면서 반(反)중국 성향의 후보자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어서 홍콩 야권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31일 제10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홍콩 특별행정구 보통선거 문제 및 2016년 입법회 구성방법에 관한 결정'을 통과시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전인대 상무위는 "후보자는 광범위한 대표성을 가진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돼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추천위가 민주적 절차를 거쳐 2~3명의 행정장관 후보자를 낸 다음 홍콩 주민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후보자는 추천위원회 위원 절반 이상(과반수)의 지지를 획득하도록 규정했다.

전인대는 또 "행정장관 후보자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뒤 중국 중앙인민정부의 임명을 받아야 한다"며 임명권이 중앙 정부에 있음을 못박았다.

이와 관련, 전인대 상무위는 '홍콩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특별행정구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만 중앙인민정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행정장관은 나라를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하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애국인사'가 홍콩 행정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분명하게 재확인한 것이다.

전인대 상무위는 또 2016년 홍콩의 입법회 구성 방식의 변경 문제와 관련, 현행 규정을 수정하지 않고 현행 제5기 입법회 구성 방식과 방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전인대 결정에 대해 홍콩의 야권은 이날 홍콩 정부청사 앞 공원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는 현행 간선제에서도 선거위원 8분의 1 이상의 추천으로 행정장관 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데 추천요건을 2분의 1 이상으로 강화한 것은 추천 과정에서 반중 성향의 후보를 걸러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이어서 진정한 직선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범민주파 입법회 의원들은 유권자에게 진정한 의미의 행정장관 후보 선택권을 주지 않은 중앙 정부의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홍콩의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ㆍ약칭 센트럴 점령)는 현지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中環)의 주요 도로를 점거하는 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센트럴 점령 공동설립자인 베니 타이(戴耀廷) 홍콩대 부교수는 "대화의 기회는 모두 사라졌다"며 "다른 단체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위한 장기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친중(親中)파 진영에서는 중국 금융시스템을 중단시키려는 시위가 국가 안보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개혁안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어렵사리 얻어낸 투표권을 상실할 수 있는 점도 우려했다.

친중파인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전인대 상무위의 결정을 실행에 옮기려면 홍콩 입법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입법회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한다면 선거위원이 간접적으로 행정장관을 뽑는 현행 제도가 유지돼 500만 홍콩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밝혔다.

harrison@yna.co.kr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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