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성매매특별법 10년] ① 커피숍보다 많은 대구 성매매업소

최창현 2014. 9. 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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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최창현 기자 = 성매매를 남성들의 성적 본능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필요악으로 환원시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또 여성 개인의 도덕적 선택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매매를 사회 전체 구조와 인간다운 삶이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2004년 3월 성매매 방지법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지 올해로 10년째다.2010년 여성가족부 실태조사에 밝힌 국내 성매매 알선 사업체는 전업형 1806개, 겸업형 3만8487개로 두 범주의 업소수가 무려 4만개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종사하는 여성은 전업형 4900명, 겸업형 14만7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합치면 무려 14만6000명에 달하는 여성들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지역 성매매 문제를 중심으로 4회에 걸쳐 '커피숍보다 많은 성매매업소' '탈출구 없는 성매매업소 여성들' '대구의 대표 전통형 집결지(집창촌) 자갈마당' '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다루고 해결책을 짚어본다. - 편집자 주 -

대구지역의 전업형 성매매업소는 유리방 형태인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과 여인숙집결지 형태인 대구역·달성공원 일대로 분류할 수 있다.

대구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2004년 성매매방지법을 전후한 2002년과 2006년 사이 성매매 감소추세가 뚜렷했다"며 "반면 지난해 말 현재 성매매 여성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성매매방지법 전후로 대구지역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단속 등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2000년 초반까지 약 1000여 명에 달했던 여성 종사자수는 급감했다. 하지만 성매매 단속이 느슨해지고 지자체의 집결지(집창촌)에 대한 정책이 흐지부지 되면서 조금씩 여성들의 연령이 다시 낮아지고 숫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실적위주 단속만 하고 있어 해당 업주들은 '소나기 단속만 피하면 그만'이란 생각이 만연해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대구지역 대표적 집창촌인 '자갈마당'과 함께 지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곳이 또 있다. 대구역 여인숙 집결지가 그 곳.

대구 시민회관 맞은편과 대구역 맞은편,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 이곳에는 낡은 여인숙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30~60대 성매매 여성들이 힘겨운 삶을 꾸려가고 있다. 달성공원 맞은편도 오래된 여인숙을 중심으로 40~70대 여성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런 겸업형 성매매업소는 '합법적인 경계 안에서 불법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소'이다. 도우미 여성들에게 2차를 알선하는 유흥주점이 대표적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다른 자영업은 침체돼 수효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들 업소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구지역의 경우 2006년 1750곳에 달하던 업소수가 지난해 현재 1455곳으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지역(2013년 현재)에는 단란주점 485곳, 노래연습장 2214곳, 안마시술소 26곳, 전화방 44곳, 숙박업 1038곳 등이 성업 중이다.

지역별로는 달서구가 1226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동구가 843곳, 수성구 803곳, 북구 786곳, 서구 587곳, 남구 422곳, 중구 370곳, 달성군이 225곳으로 유흥주점을 비롯해 성매매관련업소가 성업 중에 있다.

이렇듯 대구지역 성매매업소는 전업형이 113곳, 2차 성매매를 알선하는 유흥주점이 1455곳, 전화방 44곳, 안마시술소 26곳으로 파악된다. 변종업소의 경우는 오피스텔 성매매업소 30곳을 포함해 350여 곳으로 나타났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성매매상담소 신박진영 소장은 "출장성매매가 이뤄지는 숙박업소와 그 외 수치를 포함시키기 힘든 성매매관련 업소수를 제외하고도 성매매업소는 총 1988곳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이는 외형적으로 파악되는 최소한의 수치일 뿐이고 구역별로 보도방 등 관련 업소는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동북지방통계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에 다방으로 분류된 휴게음식점은 1199곳이다. 기타로 분류된 휴게음식점은 1989곳, 제과점은 729곳이다.

이처럼 대구지역에는 커피숍이 포함된 휴게음식점보다 '성매매업소'가 더 많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성매매 여성수는 전업형이 430여 명이다. 겸업형과 변종업소의 경우 보통 2명에서부터 대형룸으로 운영하는 유흥주점의 경우 하루에 40~50여 명의 여성들이 고용돼 있다. 이 때문에 최소한 업소당 5명으로만 계산해도 약 1만여 명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신박진영 소장은 "출장 성매매업소와 보도방, 숙박업소와 유흥업소 등에서 여성들을 관리하고 공급하는 중개업체들이 구별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약 2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성매매 시장 테두리 안에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구지역 여성 취업자수 51만7000명과 비교했을 때 성매매 여성은 5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숫자"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성매매 시장의 부침에 따라 사회적 불안 요인도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박 소장의 말이다.

하지만 국가가 정책 방향을 확실히 설정하고 성매매 근절의지를 뚜렷하게 밝히면 꼬인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다.

우리사회의 왜곡된 성 문화와 산업을 근절하고 국가책임을 분명히 하고자 만든 성매매방지법은 성구매자의 인식 전환 유도와 함께 성매매가 개인 문제가 아닌 성산업과 관련된 사회 구조적인 문제임을 밝히고 있다.

성산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성 착취가 일상화돼 사회가 그 불법성에 무감각해 지고 있어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ch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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