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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박희태 전 국회의장, 홀마다 성추행했다"

박홍두 기자 입력 2014. 09. 18. 06:06 수정 2014. 09. 1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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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범죄 혐의 입건 방침·피혐의자 신분 출석 통보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사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골프장 경기진행요원(캐디) ㄱ씨가 "홀마다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이 소환조사에 응하면 곧바로 입건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ㄱ씨 조사에서 이 같은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홀을 돌 때마다 계속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라운딩을 하는 중간에 참다못해 무전기를 이용해 '교체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도 한다. ㄱ씨는 박 전 의장의 신분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측은 9번째 홀에서 ㄱ씨를 다른 캐디로 교체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강원 원주시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ㄱ씨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12일 경찰에 신고했다. 논란이 일자 박 전 의장은 "손녀 같고 딸 같아서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것"이라고 언론에 밝혀 파문이 커졌다. 그는 "해당 캐디를 만나 사과하고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박 전 의장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는 상관없다.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상당한 정황과 진술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16일 박 전 의장을 피혐의자(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출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박 전 의장은 10일 이내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이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2·3차 출석요구서를 추가로 발송할 계획이다. 경찰은 골프장 측 등 참고인 조사는 완료했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의 소환조사 이후 정식 입건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6월부터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기관이 인지해 처벌에 나설 수 있게 된 점도 입건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성폭력 근절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은 현재에도 국회의장까지 지냈던 정치인이 이처럼 낮은 수준의 인권감수성과 성인식으로 여전히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음에 놀라움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박 전 의장은 성추행을 인정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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