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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의 비애 "당 떨어진다며 40분간 욕설도.."

입력 2014. 09. 25. 10:06 수정 2014. 09. 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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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225명 심층조사..각종 폭력 경험 80%

- 돈 던지고 반말은 기본, 성희롱도

- 대부분 사회초년생들.. 상처 더 커

- 심하면 우울증에 취업 거부 경우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희롱 피해자),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가게에 찾아온 할아버지 손님이 '너는 딸 같으니 아빠 볼에 뽀뽀를 해 달라' 라고 요구를 했다. '햄버거 가게에서 일을 했는데 얼굴에 종종 햄버거를 맞았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이 사례들은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실제 경험담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감정노동을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사회에 나가서 처음으로 노동을 하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부당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고 합니다.

어제 시민단체 청년유니온과 감정노동 전국네트워크,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서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 오늘 이 결과를 좀 들어보죠. 결과를 듣기 전에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분의 경험담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을 하죠. 나와 계십니까?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 지금 26살입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보셨어요?

◆ ○○○> 처음에는 텔레마케팅부터 시작해서 백화점 의류판매도 했었고요. 심리상담연구소에서 행정직도 하고, 호프집이랑 각종 행사 진행요원 같은 것도 했었고요. 초등학생 캠프 인도교사랑 바텐더, 전단지 알바, 사무 보조 등등 많은 알바를 해 봤어요.

◇ 김현정> 다양한 분야에서 정말 많이 하셨네요. 아르바이트는 몇 살 때부터 하셨어요?

◆ ○○○> 19살 때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됐는데요. 그때부터 쭉 해 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떤 일을 겪으신 거예요?

◆ ○○○> 소위 그냥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많은 손님들한테서 많은 언어폭력을 당했고요.

◇ 김현정> 언어폭력은 예를 들면 어떤 거예요?

◆ ○○○> '너의 책임이다.' 라고 말을 하면서 약간 '이 X아, 저 X아' 이런 욕설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텔레마케팅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자기가 당이 떨어져서 피곤할 때라는 이유로 한 40분간 계속 욕을 하시던 분도 있었고요. 호프집에서 일을 할 때는 자기 딸 같다고 하면서 얼굴에 뽀뽀를 해 달라. 그 날은 심지어 제가 크리스마스였는데요. 정말 최악의 크리스마스로 기억되는 날인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앞에서 소개했던 그 사례의 주인공이시군요?

◆ ○○○> 네.

◇ 김현정> 할아버지가 너 딸 같은데 내 볼에 뽀뽀 좀 해 봐라. 이런 건가요?

◆ ○○○> 네. 그 이외에도 반말을 듣는 건 기본이고요.

◇ 김현정> 언어폭력은 그렇고요. 또 어떤 부당함을 경험했습니까?

◆ ○○○> 듣기 싫은 이야기들. 예를 들어서 성적인 비하감을 줄 때는 사실 언어폭력을 넘어서서 인격에 대해서도 폭력을 당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성적인 언어폭력은 예를 들면 어떤 식이에요?

◆ ○○○> 성적인 것에 관한 이야기들을 그냥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한다든지요. 그걸 제가 항의할 수도 없었고, 얘기한다고 해서 뭐가 바뀔 것 같지도 않았고요.

◇ 김현정> 그래서 참았다... 그게 이제 19살, 20살 이럴 때 겪은 일이잖아요?

◆ ○○○> 그렇죠.

◇ 김현정> 그렇게 19살, 20살 이럴 때 겪는 그 감정이라는 건 어떤 걸까요?

◆ ○○○> 저는 원래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건데, 삶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는 이게 감정노동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내가 그냥 나이가 어려서 힘든 건지, 나만 이렇게 힘든 건지. 아니면 내가 삶을 너무 호락호락하게 생각했나, 약간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 김현정> 내가 문제인 건가? 이런 감정을 참아내야 되는 건데 내가 너무 약해서 그런 건가? 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게 된다는 이야기군요.

◆ ○○○> 그렇죠. 남의 돈 원래 버는 게 이렇게 힘든 건가, 약간 그냥 으레 제 탓이거나 혹은 제 상황 탓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 김현정> 남의 돈을 버는 게 힘든 건 맞아요. 그건 맞는데, 이런 식으로 힘든 건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청년들, 사회초년병들은 그걸 판단하기가 어려운 거죠.

◆ ○○○> 네, 그때는 그냥 혼자 삭혀내는 것밖에 못했었죠.

◇ 김현정> 혼자 하숙집에 가서 펑펑 울고?

◆ ○○○> 그렇죠. 그런 일을 할 때는 잘 앉아 있지도 못하잖아요. 혼자 무릎이 아프면 무릎을 부여잡고 울고요. 그런 삭혀낸 감정의 소용돌이가 나중에 되게 복받쳐 오더라고요. 집에 가면 말도 안 하게 되고 웃지도 않게 되고요.

◇ 김현정>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 아르바이트생들. 우리가 그들이 겪는 이런 부당한 감정노동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던 게 사실인데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굉장히 안쓰럽네요. 오늘 어려운 고백인데 이렇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청년 한 분 연결해서 실제 사례를 들어봤어요.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실시한 곳, 청년유니온의 김민수 위원장 연결을 이어서 해 보죠. 김민수 위원장, 나와 계세요?

◆ 김민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조사는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겁니까?

◆ 김민수> 편의점이나 커피숍.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 매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조사했고요. 청년 225명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 김현정> 몇 %의 청년들이 부당한 경험을 했다고 호소를 하던가요?

◆ 김민수> 일단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 중에서 한 번이라도 부당한 대우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 부당한 대우라는 건 욕설을 듣는다거나 신체적인 위협, 아니면 성희롱과 같은 성폭력을 모두 포함하는데요. 단 한 번이라도 이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신 분들이 전체 응답자 4명 중 3명꼴입니다.

◇ 김현정> 4명 중 3명 꼴. 좀 자세하게 결과 들어볼까요?

◆ 김민수> 설문에 응답하신 분들 중에서 85.4%가 자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대표적인 감정노동이죠.

◆ 김민수>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소비자가 왕이다, 무조건 잘해야 된다, 이런 인식들이 깔려 있다 보니까요. 이분들이 나이도 어리고요. 그런데 현재 이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어떤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 조사에서 나온 자세한 사례들을 좀 더 들어봤으면 좋겠는데요. 보시면서 이거는 정말 해도 너무했다. 특히 기억나는 사례가 있으세요?

◆ 김민수> 여러 사례들이 들어왔는데요. 계산할 때 카드나 동전을 그냥 집어던지는 손님도 있었고요, 이상이 없는 커피인데 맛이 없다고 하면서 욕설을 퍼붓다가 매장 바닥에 음료를 쫙 쏟아버리고 나가는 손님도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커피 맛이 없게 타왔어, 이러면서요?

◆ 김민수> 그렇죠. 마셔 보면 아무런 이상도 없는 커피인데 말이죠. 나이 어린 여성분들이 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매장들은 성희롱, 성추행 사건에 노출되기 굉장히 쉬운 영역이거든요. 거스름돈을 주는데 손등을 쓰다듬으시는 분도 있고요. 굉장히 많은 사례가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청년 감정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일단 정식 취업도 어렵고, 대학등록금 벌어야 하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이 많은데요. 어떤 해결책이 가능할까요?

◆ 김민수> 고용노동부가 그간 텔레마케터나 백화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감정노동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아르바이트생들은 감정노동을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대책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나가야 되고요. 또 필요하다면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상담이나 치유 프로그램. 이런 것들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심한 우울증을 겪는 경우까지 있습니까?

◆ 김민수>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여러 군데에서 하신 분들의 경우에는 자기 스스로 자존감도 너무 낮아지고 또 공격성도 생기고요. 나중에 가서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취업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렇게 호소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사회 전체로도 손실이네요.

◆ 김민수> 예. 굉장한 손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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