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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터넷 상시 단속" ..'사이버 공안 시대' 오나

이인숙·장은교 기자 입력 2014. 09. 25. 20:01 수정 2014. 09. 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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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사범' 단속에 나선 검찰이 주요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 공개된 인터넷 공간을 상시 모니터링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유상범 3차장 검사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전담팀의 수사대상은 포털 사이트의 공개된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라며 구체적 수사 방향을 밝혔다.

그간 인터넷 공간에서 일어나는 명예훼손 피해는 반의사불벌죄라는 관련법 취지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해달라고 문제를 제기해야 수사가 이뤄졌다. 이제는 피해자의 신고가 없어도 검찰이 인터넷 공간을 상시로 들여다보고 단속하겠다는 뜻이다. 사실상 상시적인 사전 검열과 다를 바 없어서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에서 사용자가 대거 빠져나가는 '사이버 망명'도 예상된다.

유 차장검사는 최근 불거진 '검찰이 카카오톡 등 메신저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도 수사한다'는 논란에 대해 "사적 공간에서 이뤄진 대화를 모니터링하거나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NS상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고소하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오늘의 유머', '일간베스트저장소'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도 수사대상에 오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공개된 공간에서 이뤄진 건 수사대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어 사실상 공개돼 있고 검색도 가능하다.

유 차장검사는 이어 공적 기관의 공적 인물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연예인·기업 관련 허위사실 유포, 특정 개인에 대한 악의적 신상 털기 등이 명예훼손 수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 사이버상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법무부와 검찰이 철저히 밝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틀 뒤 검찰은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단속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이인숙·장은교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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