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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혐의 박희태, 꼭두새벽 '도둑조사' 받고 귀가

입력 2014. 09. 27. 10:10 수정 2014. 09. 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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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취재진 피해 토요일 새벽 강원지방경찰청 출두

수사관 개인 차량 동원…도 넘은 '언론 따돌리기'

'심야 도둑 조사'인가.

골프 라운딩을 하던 중 캐디(경기 진행 요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상임고문 박희태(76) 전 국회의장이 27일 새벽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지 등 언론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토요일 새벽에 기습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이어서 '경찰의 박 전 의장을 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박 전 의장이 이날 새벽 4시30분께 출석해 약 3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오전 7시30분께 귀가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기던 중 담당 캐디(23)의 신체 일부를 수차례 더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인 담당 캐디는 앞서 '박 전 의장과 원만히 합의했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법률개정으로 성추행 친고죄가 폐지된 탓에 박 전 의장은 합의와 무관하게 경찰 조사와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찰은 지난 16일 박 전 의장에게 '10일 이내인 26일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을 담은 1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바 있다. 박 전 의장은 하루 전날인 26일 오후 8시께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현장에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을 발견하고 되돌아갔다가 출석 만료일을 하루 넘긴 이날 새벽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의장은 조사를 받은 뒤 경찰 수사관의 개인 에스유브이(SUV) 차량을 타고 경찰청을 빠져나갔다. 조사가 새벽에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경찰이 언론을 따돌리게 도와준 것으로 비쳐 '봐주기 논란'이 일 전망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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