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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추행 스타목사' 전병욱 징계 절차 착수한다

김지은 입력 2014. 09. 29. 17:20 수정 2014. 09. 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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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회, 전 목사 면직 청원서 제출…다음달 정기 노회서 논의" 추가 성추행 증언 담긴 '숨바꼭질' 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평양노회(이하 노회)가 교인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징계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비 종교가 아닌 정통 교단 소속 목사가 성폭력 혐의로 교단의 조사를 받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전 목사의 성범죄는 삼일교회 전ㆍ현 교인들이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아 최근 펴낸 '숨바꼭질'(대장간)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한국일보 29일자 22면).

노회 고위 관계자는 29일 "삼일교회 당회(의회)가 전 목사 징계 청원서를 오늘 접수했다"며 "다음달 13일 열리는 가을 정기 노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일교회의 청원서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교인들과 당회는 2012년 6월부터 전 목사의 목사 직 박탈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노회에 제출해왔으나 번번이 상정이 무산됐다.

노회 관계자는 "그간 제출됐던 청원서들은 요건이 미비해 안건으로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청원서는 절차상 하자가 없어 정식 안건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원서에는 징계 요구와 함께 전 목사의 성추행 사실이 첨부돼있다. 전 목사는 삼일교회 목사로 있으면서 강간 수준의 성추행을 비롯해 수많은 여성 교인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회 관계자는 "전 목사가 참석한다면 정기 노회 당일 치리회(治理會ㆍ징벌을 정하는 기구)를 열어 징계를 결정하겠지만 불참할 경우엔 재판국을 구성해 진상 조사, 소환 등을 거쳐 판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가 최근 노회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재판국 구성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판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

노회 관계자는 "2010년 전 목사가 사임할 당시 교회 측에서는 경미한 성추행이라고 보고했는데 지나고 보니 거짓이었다"며 "전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교인들의 진술이 담긴 '숨바꼭질'도 읽어 사안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일교회를 떠난 뒤 전 목사가 서울 마포구에 개척한 교회도 교단 소속의 정식교회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노회 관계자는 "전 목사의 교회는 노회와 상관 없는 집회소로 일종의 '무허가 교회'"라며 "홈페이지에 교단명을 불완전하게 적는 편법으로 마치 교단 소속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밝혔다. 이 교회 홈페이지는 온라인에서 전 목사의 성추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으면서 접속자가 몰려 이날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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