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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피해자 국가배상 패소.."소멸시효 지났다"(종합)

입력 2014. 09. 30. 15:33 수정 2014. 09.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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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영화 '도가니'로 널리 알려진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강인철 부장판사)는 30일 인화학교 피해자 7명이 정부와 광주시, 광주시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고, 증거가 부족해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원고들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이 성립된 것은 2005년 6월인데, 손해배상 소송은 이보다 5년이 훌쩍 넘긴 시점에 제기됐다"며 "국가배상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배상청구권이 발생한 때를 범죄 발생 시점으로 본 것이다.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나 우울증 등이 발생한 것은 2011년이므로 국가배상청구권이 발생한 시점을 이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2009년에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원고 2명에 대해서는 "학교법인이나 광주시 교육감 등의 조치가 다소 미흡했다고 평가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들의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거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2009년 사건은 과거 교직원들에 의해 발생한 것과는 달리 또래 학생들 사이에 발생한 것"이라며 "광주시 교육감 등의 과실과 사건 발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교육권·학습권 침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부분에 대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교육부 등에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인화학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관리부실로 성폭력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12년 3월 4억4천만원대 소송을 냈다.

변호인들은 선고가 끝난 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상해로 인정하지 않고 소멸시효가 지났다고만 판단해 유감이다"며 "반드시 항소해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국가가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이 없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인화학교 피해자들은 지난해 사회복지법인 우석과 인화학교 행정실장, 교사 등 개인 6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었다.

다만 당시에도 재판부는 소멸시효가 대부분 지났다고 보고, 소멸시효가 일부 지나지 않았거나 피고 측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자백으로 간주된 부분 등에 대해서만 배상판결을 내렸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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