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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홍콩] '하나의 중국' 원칙 속 자치권 보장 불구 본토 영향력 커지면서 자율권 침해 늘어

유병온기자 입력 2014. 09. 30. 17:59 수정 2014. 09. 3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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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 발단된 '일국양제' 원칙

홍콩 특유의 정치체제를 지칭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은 지난 1978년 덩샤오핑 당시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공산당 11기 3중 전회에서 "사회주의를 뼈대로 하되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를 병행할 수 있다"는 개혁개방 논리를 제시한 데서 유래했다. 경제특구 건설 등 중국 본토에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후 일국양제는 1997년 7월 영국으로부터의 홍콩 주권 반환 당시 홍콩 고유의 정치체제가 된다. 당시 중국 정부는 향후 50년간 홍콩의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폭넓은 자치권 보장을 약속하며 이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후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홍콩의 중국화 우려가 커지고 이에 더해 중국 당국이 홍콩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시도를 잇따라 하면서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중국은 2003년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다 수십만명이 이에 반발해 시위에 나서자 포기한 바 있다. 2012년에는 국민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려던 시도도 "정치적 세뇌"라는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미 CNN은 1997년의 일국양제 합의가 "미래의 홍콩이 어느 정도까지 민주주의를 발전시킬지는 전적으로 홍콩의 자주성 범위 내에 있는 문제이며 중앙정부는 이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6월 홍콩 주권반환 이후 처음으로 홍콩백서를 발간해 "홍콩의 관할권이 중국에 있다"고 강조하는 등 일국양제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를 잇따라 시도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지난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발표한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전인대는 오는 2017년 직선제로 치러질 홍콩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 자격을 1,200명 규모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은 2∼3명으로 한정한다는 안을 내놓았고 이는 "일국양제를 무너뜨려 홍콩을 중국 당국의 수중에 넣으려 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홍콩 민주화 세력은 친중 성향의 추천위원들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전인대안은 반중 인사의 출마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고 이는 진정한 보통선거라고 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통일노선과 관련해서도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이며 타협이란 없다"면서 일국양제 방식을 강조했다. 이번 홍콩 사태가 주룽반도·홍콩섬 등 홍콩 영토 안에 머무는 사안이 아니라 대만 통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마잉주 대만 총통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주목하고 있다"며 "홍콩식 일국양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시 주석의 통일방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유병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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