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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스마트' 성매매, 무방비 상태서 독버섯처럼 자란다

신현식 기자 입력 2014. 10. 04. 07:01 수정 2014. 10. 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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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성매매' 실태 알아보니

[머니투데이 신현식기자]['미성년 성매매' 실태 알아보니]

기자가 한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여고생으로 가장한 뒤 '재워주실 분'을 구하자 기꺼이 재워주겠다는 남성이 나타났다. 사진은 남성과의 대화 내용 캡처(왼쪽),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조건만남한다"고 홍보글을 올린 이와 대화한 내용(오른쪽) / 사진=머니투데이

한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가출한 여고생을 가장해 '재워줄 수 있냐'며 채팅방을 개설하자 곧장 한 남성이 채팅방으로 들어왔다. 이 남성은 "미삼(미아삼거리) 근처에 산다"며 "3일 정도 (머물러도 된다)"라고 했다. 또 남성은 "여자임이 인증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성매매 남성을 가장해 '조건만남한다'는 글을 올린 이에게 메신저로 연락하자 미성년 여성으로 추정되는 이 사람은 "30분 거리인데 조건만남 하실건가"라며 성매매 가격을 상세히 설명해 주기도 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미성년 성매매가 확산일로에 있다. 그런데도 단속을 전담할 부서도 없고 근절을 위한 대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 미성년 성매매의 '대세'가 된 스마트폰 성매매

여성가족부에서 펴낸 '2013년도 아동 청소년대상 성범죄 동향분석'에 따르면 성매수를 범한 미성년자 중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경우는 전체의 63.8%에 달했다.

즉석만남을 통해 알게 된 사람(12.1%), 낯선 사람(10.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제 미성년 성매매는 주로 스마트폰 등 채팅이 주 창구라고 봐도 무방하다.

성매수 뿐 아니라 성매매 알선과 강요 범죄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저질러지고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미성년자에 대한 성매매 강요는 절반 이상이, 성매매 알선도 39.3%가 인터넷 조건만남을 통해 이뤄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수준이다. 2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여성청소년계, 생활질서계 등에 문의한 결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청소년 성매매'를 담당하는 부서는 없었다.

사이버 범죄를 수사하는 사이버안전국에서는 "금융범죄나 해킹에 집중하고 있다", 성매매업소를 단속하는 생활질서계에서는 "오프라인의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것이 우리 업무"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성매매에 대한 통계조차 없었다.

일선경찰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생활질서계의 한 경찰은 "몇 명 안되는 인원으로는 업소를 단속하러 다니기도 벅차다"며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성매매까지 다 들여다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할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은밀히 이뤄지는 성매매를 단속하고 성매매자를 검거해 처벌하지 못한다면 죽은 법에 불과할 뿐이다.

◇ 성매매는 독버섯처럼 자라나는데…"대비는 너무 느려"

전문가들은 성매매 수단은 변화 발전하고 있는데 대비는 너무 느리다고 말한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우리 센터에서 인터넷에서 성매매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피해자가 직접 신고해야 한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신고를 해 봤지만 성매매 사이트를 폐쇄할 뿐 운영자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인터넷 사이트는 바로 다시 만들면 될 뿐이니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방통위에 동시에 인터넷 성매매 사이트를 신고했더니 방통위에서는 사이트만 폐쇄하고, 경찰은 사이트가 폐쇄돼 증거가 없어져 수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적도 있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조 대표는 "사실상 단속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성매매 업소 홍보나 성매매 제안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신현식기자 hssh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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