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 분신자살 시도.. 노조 "입주민 폭언이 원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분신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오전 9시30분쯤 이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53)가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온 몸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붙여 자살을 기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가 속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는 평소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 ㄱ씨(74)로부터 잦은 언어폭력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와 같은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노조 관계자는 "ㄱ씨는 평소에도 경비원들을 무시하고 삿대질하며 여러차례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이씨가 잠시 화장실을 가느라 자리를 비우거나 재활용 쓰레기를 그때그때 제대로 치우지 못하면 ㄱ씨가 매번 '경비 똑바로 못서냐'며 질책했다"면서 "사고 바로 1시간쯤 전에도 ㄱ씨가 이씨에게 폭언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ㄱ씨뿐 아니라 ㄱ씨와 어울려 다니는 몇몇 입주민들도 이씨 등 경비원들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며 함부로 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너무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ㄱ씨가 고령에다 워낙 막무가내라 아무도 말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가 분신을 기도한 이후에도 ㄱ씨는 변함없이 다른 경비원들을 심하게 질책했다. 10일 오전에도 화단에 낙엽이 떨어졌는데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며 경비실까지 찾아와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다음주 중으로 아파트 입주민들과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속단할 수는 없다"며 "이씨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고 우울증도 앓고 있었다는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호전되는 대로 이씨를 직접 조사해 구체적인 자살 시도 배경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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