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코어'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입력 2014. 10. 16. 10:10 수정 2014. 10. 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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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장승은의 스타일 선발대

요즘 슬립온이나 스니커즈의 인기가 범상치 않다 했더니 올가을 '놈코어'(nomcore) 패션이 거리를 휩쓸고 있다. 놈코어는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과 힘을 뺀 자연스러움을 뜻한다. 놈코어 패션의 핵심은 청바지, 니트, 스웨트 셔츠, 운동화와 같이 옷장을 열면 언제든지 있을 것 같은 기본 아이템으로, 스타일링 또한 당황하지 말고 무심한 듯 편안하게 입어주면 끝. 잘 와 닿지 않는다면 과거 애플의 제품 발표회에 등장한 스티브 잡스의 패션을 떠올려보자.

가장 평범한 패션이 가장 트렌디하다니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지만 복잡한 패턴, 실루엣에서도 해방이요, 발목을 고문하는 킬힐에서도 이제 그만 내려와도 되니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던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이기에 시즌마다 유행 지난 옷을 보면서 입을 옷이 없다 푹푹 내쉬던 한숨 또한 잠시나마 거둬들일 수 있다.

이렇게 기본 아이템과 최소한의 스타일링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라면 옷장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옷의 상태를 점검하자. 안 꾸민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대세라고 해도 김칫국물 자국의 티셔츠, 무릎 나온 바지, 여기저기 보풀이 일어난 스웨터의 후줄근함과는 거리가 멀다.

추가해야 할 기본 아이템이 있다면 이참에 마련해보는 것도 좋다. 놈코어 패션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스타일인 만큼 이번 시즌 아이템은 두고두고 활용이 가능해 결코 손해보지 않는 쇼핑이 될 것이다.

백화점 브랜드를 선호한다면 가산과 기흥에 있는 한섬아울렛은 어떨까? 타임, 마인, 시스템 등 한섬 계열 브랜드들을 백화점 가격보다 40~80%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며 정장부터 캐주얼까지 한자리에서 쇼핑할 수 있다. 이번 놈코어 패션에 코스(COS)도 입소문을 타지 않을까 싶다. 2007년 에이치앤엠(H&M)그룹에서 선보인 이 브랜드는 한 시즌용인 다른 스파(SPA) 브랜드와는 달리 클래식하면서도 오래 입을 만한 디자인에 세련된 색상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는 론칭되지 않아 온라인상에서만 접할 수 있었으나 제2롯데월드에 매장이 생긴다고 한다.

한 무더기의 옷 더미에서도 괜찮은 옷을 발견할 심미안과 의지, 팔의 근력을 가졌다면 용산 보세타운도 가봄직하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1번 출구를 나와 용산우체국에서 미군부대 입구에 이르는 200미터까지 양쪽으로 형성된 보세타운은 예전보다는 그 명성이 쇠락했지만 꽤 괜찮은 소재의 1만~2만원대의 티셔츠와 10만원대 초반의 정장 한벌, 10만~20만원대의 가죽 재킷 구매가 여전히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그중 '모녀보세'와, '마리안'은 오래된 단골이 많은 대표적인 보세 매장이다. '크리스탈'에서는 양가죽 재킷 등 가죽류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2층에는 '리스클럽'과 '나드리보세'가 가볼 만하다.

이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재다. 패스트 패션과 함께 옷의 수명을 한 시즌 정도로 생각하는 정서가 자리잡으면서부터 의상에 쓰이는 소재 역시 한 시즌 이상을 봐주기 힘든 것들이 많아졌다. 기본 아이템도 한 시즌 입고 그만이면 더 산뜻하지 않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편한 소재가 나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줄 수는 없는 법. 오래 입을 기본 아이템일수록 소재 선택에는 좀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그러니 간만에 돌아온 반가운 트렌드를 즐기는 쇼핑에서도 조용히 옷감 안쪽을 뒤집어 섬유 혼용률을 확인해 보는 미덕은 꼭 발휘하길.

장승은 홍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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