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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공연장 사고..'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참사

조민서 입력 2014. 10. 18. 16:25 수정 2014. 10. 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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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기 시설에 대한 현행법상 특별 기준도 없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공연장이나 경기장은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안전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연장 주변에 전문 안전요원 및 의료진, 경찰 등이 배치돼 비상 대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설마'하는 '안전불감증'으로 잊을 만 하면 공연장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성남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공연장 인근에서 환풍구 붕괴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이중 8명은 폐, 복부 손상 등 치명적인 부상으로 상태가 위중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상 1m 높이의 환풍구 위에 올라가 공연을 관람하던 중 무게를 이기지 못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되면서 지하 4층 높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인기 아이돌그룹의 축하무대가 열리는 공연인 만큼 안전요원들이 공연장 주변 곳곳에 배치돼야 했지만, 문제가 된 환풍구 주변에는 별도의 안전요원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람객 수에 비해 안전요원의 배치가 부족했을 뿐더러 대부분의 안전요원이 무대 앞쪽에 배치돼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장 관계자들이 사고가 발생하고도 인지조차 하지 못해 사고 후에도 30분이나 더 공연이 지속됐다.

이 같은 공연장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2년 미국의 인기 그룹 '뉴키즈온더블록'의 내한공연에서는 1만6000여명의 팬들이 몰려 1명이 압사하고 50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5년 일어난 상주 MBC 가요콘서트 당시 일어난 사고에서는 입장하던 시민 중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11명이 숨지고 110여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996년에도 대구에서 라디오 방송 공개방송에서 관객들이 앞으로 몰리며 1명이 사망했다.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과 안전대책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대책본부는 "공연이 있었던 광장이나 환풍구에 대한 안전점검은 특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광장의 경우 소규모였기 때문에 소방에서 특별히 점검할 수 있는 사항이 없었다. 환풍구는 해당 건물에 대해 관리주체가 정기 안전점검을 진행했으나, 명시가 따로 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풍구 주변에 안전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환풍구 덮개를 지지할 구조물도 따로 없었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통제 장치 또한 없었던 것이 참사로 이어졌다. 앞서도 환풍구와 관련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환풍구 시설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특별한 기준이 없어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 직전에도 이미 환풍구가 관람객들의 무게에 휘어진 상태가 포착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각종 공연장 안전대책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나가기로 했다. 김희범 제1차관은 "범부처적인 사고 수습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현장에서 공연 안전과 관련해 미비점과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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