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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아닌 문화로..건축, 인간과 소통하다

인현우 입력 2014. 10. 20. 21:17 수정 2014. 10. 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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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대상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시민 위한 공간으로서의 방향성 탐색

공공건축ㆍ주거 공간 등 주제로 건축가와 대화할 수 있는 전시 잇따라

'서울, 공감의 도시 건축'전 '한강 건축 상상' 프로젝트에 참가한 건축가들은 한강변의 나들목과 교량 등을 시민들이 만남의 장으로사용할 수 있는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구상해 전시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한국의 건축은 '부동산 관념'에 매여 있다. 주택은 아파트라는 형태로 규격화해 대량 공급되고 공공공간은 그 주택의 입지와 가격을 결정하는 배경으로 활용됐다. 건물은 사고파는 투자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건축가들은 건축을 사람의 삶의 모습을 결정하는 주거문화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부동산 관념이 건축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 관념을 바꾸기 위해 '서울건축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공공건축을 주제로 삼은 서울건축문화제 전시 '서울, 공감의 도시 건축'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11월 23일까지 열린다. 건축가 30팀이 여의도공원과 한강 둔치의 활용 방안을 제시한 '한강건축상상'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문 건축가뿐 아니라 어린이 건축학교를 수료한 어린이 200명도 참여했다.

전시 내용보다 흥미로운 것은 전시 공간이다.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건설된 DDP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현대 디자인에 집중한 나머지 기능성과 주변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DDP 키오스크'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건물 주변 유휴공간에 작은 보조 건축물 10개를 설치해 시민에게 DDP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 작업이다. 결국 이 전시는 건축이 사회와 더 밀접한 연관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상징적 시도인 셈이다. 김영준 서울건축문화제 총감독은 "공공건축은 전문 영역과 시민 영역이 만나는 지점"이라며 "소통을 통해 시민을 위한 공공건축을 만들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취지에 맞게 전시 기간 중 금ㆍ토요일에는 건축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아쉬운 것은 전시가 온전히 공공건축만을 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관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거공간에 대한 상상력도 필요하다. 다행히 그런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전시가 다른 장소에 준비돼 있다.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온그라운드에서 '최소의 집' 세번째 전시 '유휴영역을 찾아서'가 열린다. '최소의 집'은 건축가 30팀이 총 10회에 걸쳐 기존의 유형화한 주택 관념에 도전하고 주택에 관한 새로운 발상을 소개하는 전시다. 24일 방문객들은 전시 참여 건축가들과 만나 주택에 관한 상담을 할 수 있다.

24일부터 11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갤러리정미소에서는 한국건축가협회가 진행하는 '하우쇼(하우스+쇼)' 시즌2 '옆집탐구'가 열린다. 젊은 건축가 7팀이 참여하는 이 전시에도 금ㆍ토요일에 관객과의 대화가 준비돼 있다.

'최소의 집' 전시 기획자인 정영한 건축가는 "사람들의 생각이 단번에 바뀌는 것은 어렵겠지만 주거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확산하기 위해서 새로운 주거형태에 대해 더 많은 전시를 열고 관객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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