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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었나..불 났는데도 "가만히 있으라" 방송한 학교 물의

입력 2014. 10. 29. 09:52 수정 2014. 10. 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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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A여고, 화재 발생후 신속치 못한 대처로 '물의'-다행히 큰 사건 안됐지만...학부모들 "상식적 이해 안돼"

[헤럴드경제=김재현ㆍ서지혜 기자]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고작 200여일이 지난 상황에서 인천의 한 여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대피하지 말고 학교에 남아 있으라고 방송해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학교와 인천시교육청, 인천공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A여고 1층 화학실에서 지난 28일 오후 6시31분께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31분에 학교 행정실로부터 화재가 접수돼 37분에 도착했는데 학교 선생님들과 경비원들이 소화기를 가지고 이미 불을 끈 상태였다. 내부에 연기가 자욱해 출동한 소방관들은 이를 수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명피해 없이 테이블 등 집기류가 일부 타는데 그쳤다. 소방서 측은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당시 화학실은 문에 잠긴채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보아 누전으로 인한 화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마위에 오른 것은 화재 당시의 학교 측의 대처다. 당시 학교에는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하며 남아 있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시 경보가 울렸지만 이미 수개월전부터 화재 경보기가 고장나 수시로 경보가 울린 적이 있어 이날 화재에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고장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곧이어 자욱한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2층으로 올라오면서 학생들은 당황해 복도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교내 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실 밖으로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제자리에 있으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학부모들은 주장했다.

교실 밖으로 나왔던 아이들은 그 방송을 듣고 다시 교실로 들어갔으며 이후 연기가 심해지자 물에 적신 수건으로 코를 막고 버텼다. 연기가 심해지고 소방차가 출동해 연기제거 작업을 실시하자 학교 측은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귀가 조치 시킨 후 학부모들에게 문자<사진>로 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에게 평소 화재대피 훈련을 하냐고 물어보니 시험이 끝나는 날 운동장에 모아놓고 가운데 불을 피운 후 그게 꺼지면 가라고 하는게 전부일 뿐, 실내에서 불이 났을 경우에 대비한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1층에 불이 났는데 2층, 3층에 있는 학생들에게 '교실에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을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학교는 평소 야간 자율학습 시간대에 출입통로 세개 중 가운데 출입문들 제외한 나머지 두개는 잠궈 통행을 막는 등 화재 발생시 대피에도 취약한 구조였다고 해당 학부모는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는 고장난 화재 경보기를 방치하다가 실제 화재 경보가 발생했을 때도 이를 무시하는가 하면, 화재를 확인하고 나서도 학생들을 대피시키기 보단 교실에 잔류시키고, 대피하려는 학생들을 방송으로 막았으며, 평소 화재시 대피 훈련없이 대피로로 사용될 수 있는 출입구를 잠가두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경보기 오작동은 최근 1차례 밖에 없었으며, 어제도 경보기가 울리자 직접 가서 확인 후 최초 진화를 시도했다. 경보기 오작동인줄 알고 무시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그는 "화재 훈련 역시 1학기때는 야외에서 한차례 실시했지만, 최근에는 실내에서 화재시 대피 동영상 등을 시청한 뒤 실내에서 야외로 나가는 훈련을 실시한바 있어 실내 대피훈련이 없었다는 말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라"고 나갔다는 교내 방송에 대해서 그는 "신고와 화재진압을 위해 밖에 나가있었던 터라 잘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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