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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커밍아웃] "안티 애플 촉발" VS "용기 있는 행동"

박준호기자 입력 2014. 10. 31. 17:49 수정 2014. 11. 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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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권리 옹호' 격려 속 中선 찬반논쟁反 동성애 강한 亞·러 등 매출 타격 가능성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커밍아웃(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이 애플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그의 커밍아웃에 대해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아시아·아프리카 등 반(反)동성애 정서가 팽배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쿡 CEO가 커밍아웃한 3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된 애플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0.34% 하락했다. 쿡은 이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내가 게이로 태어난 것은 신이 주신 귀한 선물 중의 하나"라며 "내가 게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날 주가 하락이 쿡의 커밍아웃과는 관련이 적다고 일제히 분석했다. 이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2%, 인텔이 3.95%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애플의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부담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쿡 CEO의 커밍아웃이 애플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로드 브라운 전 BP CEO가 수십년 동안 성적 정체성을 숨겨오다 지난 2007년 남자친구가 이를 공개하면서 할 수 없이 커밍아웃한 후 사임한 적이 있지만 애플에서 차지하는 쿡의 위상을 감안할 때 그런 일이 불거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쿡 CEO의 커밍아웃이 소비자들의 애플에 대한 충성심이나 아시아 등지의 사업 협력을 손상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그간 꾸준히 제기되던 쿡 CEO의 동성애자 논란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의 입지가 오히려 굳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쿡이 성소수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고려하면 커밍아웃이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같은 굴지의 다국적기업에서 CEO의 커밍아웃이라는 대담한 행동이 벌어진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일종의 CEO 리스크가 불거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웬만한 대기업 CEO들은 중요한 개인사를 발표할 때 이사회의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쿡의 커밍아웃이 이란·러시아·아프리카 등 보수적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안티 애플 논란이 촉발될수 있다는 우려다.동성애 처벌 규정이 존재할 정도로 반감이 큰 아시아 지역 매출에 미칠 영향이다. 올해 3·4분기 기준 절반에 육박하는 애플의 해외 매출 비중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달해 애플로서는 아시아 시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쿡 CEO는 최근 동성애자를 사형에까지 처하는 이란 정부와 수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란 정부의 동성애에 대한 태도가 애플의 수출 논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다른 중동 국가들 역시 두바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플스토어(직영점)가건설되고 있을 정도로 애플 제품의 인기가 높지만 동성애에 대한 반감이 매출에 미칠 영향이 변수로 평가된다.

애플 매출의 14%를 책임질 뿐 아니라 제품의 하청 생산업체가 있는 중국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사용자들 간에 첨예한 찬반대립이 벌어졌다. 애플로서는 매출 향방을 주시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160만대의 아이폰이 팔린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가 동성애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불안요소다. 게다가 동유럽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여전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동유럽에서의 반동성애 정서에 따른 매출 타격이 고심될 만하다.

한편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은 쿡이 커밍아웃한 용기를 일제히 칭찬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다른 이들의 희생으로부터 얼마나 혜택을 입었는지 깨닫고 있다'는 쿡의 기고문 구절을 인용하며 "인생에서 가장 끈질기게 제기되고 가장 긴박한 질문은 '당신은 다른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진정하고 용기 있는, 그리고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 (쿡) 당신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딕 코스텔로 트위터 CEO도 "브라보"라며 쿡의 행동을 칭송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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