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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여고생 살해' 피고인 여중생 3명 "남성들이 협박"

입력 2014. 11. 01. 12:25 수정 2014. 11. 0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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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가출한 여중생이 '조건만남' 등에 시달리다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경찰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사실을 말하지 않고 돌아왔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나와 관심을 끈다.

이 같은 주장은 10월 31일 창원지방법원 315호 법정에서 열린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과 관련한 여성피고인들의 결심공판에서 나왔다. 모두 15살인 이들 여성 3명은 20대 남성 3명, 다른 10대 여성 1명과 함께 김해, 부산, 울산으로 다니다가 지난 4월 대구에서 김해 출신 한 여자고등학생 피해자(15)를 폭행과 가혹행위로 살인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해 등지에 살았던 10대 여성들은 중학생 때부터 가출했고, 20대 남성들의 알선과 강요 등에 의해 성매매인 '조건만남'을 해왔다. 이들 중 일부는 중3 때 가출했다가 집에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한 10대 여성은 올해 1월 경찰서를 찾아갔다.

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이 10대 여성은 "중1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눈치가 없다고 해서 왕따를 당했고, 언젠가부터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며 "부모님이 이혼을 해서 엄마와 살고 있었는데, 학교에 잘 가지 않고 성적이 내려가니까 엄마가 걱정을 했고, 왕따에 대해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가출해 '조건만남'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는 "올해 1월말경 엄마하고 경찰서에 찾아가서, 청소년 담당관을 만났다"며 "그 담당관은 다짜고짜 성매매가 뭔지 아느냐고 묻더라. 엄마한테는 그런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 있는 데서 (경찰이) 그런 말을 하길래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경찰도 우리를 도와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10대 여성은 울먹였다.

이날 안한진 변호사는 최후 변론을 하면서 "10대 여성들은 경찰조차 (자신들을) 도와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며 "사회적 시스템이 잘못되어 10대 가출 여성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 노래 틀어놓고 피해자 때리도록 해"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는 다양한 진술들이 나왔다. 한 피고인은 "울산에서 남성들이 피해자(김해 여고생)를 때렸고, 여성들은 남성보다 (횟수가) 적었지만 때렸으며, 그 뒤 화장실에 같이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더니 피해자는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 20대 남성은 여성들이 집에 가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했고, 나도 그렇게 되면 우리 가족들한테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성들은 '너희들도 공범이 되어야 한다'면서 여성들이 피해자를 때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남자와 여자가 피해자를 때리는 것(횟수)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고, 남자들이 때리면 피해자가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10대 여성 피고인은 "남자들이 피해자를 벽 사이에 세워놓고 때렸다"는 진술도 했다.

다른 여성 피고인은 "남자들이 피해자와 다른 여성들을 일대일로 싸움을 붙여 이기면 집에 보내주고 지면 때린다고 했다", "피해자가 밥도 못 먹고 힘들어 해서 약국에서 약을 사다 준 적도 있다", "여성들이 피해자를 병원에 보내야 한다고 했더니 남성들은 너네들이 뒷일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남성이 피해자에게 "죽으면 누구를 같이 데리고 가겠느냐"고 지목하라고 해서, 피해자가 두 명을 지적했고, 지적을 받은 여성들이 피해자를 때렸다는 진술도 이날 나왔다. 승용차 안에서 한 여성은 보도블록으로, 다른 여성은 구두로 피해자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때린 사람은 한 남성이라는 진술도 나왔다. 또 다른 여성 피고인은 "모텔 방에 들어갔다가 주인한테 주민등록증 제시를 하지 못해 쫓겨 나오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주인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을 때 사실을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남성들은 승용차 안에서 노래를 틀어 놓고 여성들한테 피해자를 때리라고 했고, 남성들이 모텔에서 나와 피해자를 계곡으로 데리고 가서 생매장하려고 준비했던 적도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날 신문과정에서 10대 여성들은 '왕따'와 '부모의 이혼', '가출 계기'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여성인권단체 회원들이 나와 지켜봤고,10대 여성들이 눈물을 보일 때 함께 훌쩍거리기도 했다.

피고인들은 이날 재판에서는 일부 상황에 대해 서로 진술이 다르게 나오기도 했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했던 진술을 부정하기도 했다.

피해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 3명과 다른 10대 여성 1명은 대전에서 한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대전구치소에 구속되어, 별도로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10대 여성 3명에 대해, 검찰은 징역 7~5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1월 11일 창원지법에서 열린다.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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