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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박 대통령 공약, '400억원 쪽지 예산' 논란

입력 2014. 11. 11. 17:10 수정 2014. 11. 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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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늦어져 예산 편성 '불발'

미래부 뒤늦게 국회 상임위에 사업비 반영 요청

새정치 "무리한 공약 탓에 혈세 낭비할 수도" 비판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11일 '쪽지 예산' 논란에 휘말렸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달 탐사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제 시간에 통과하지 못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하자, 정부는 연말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400억원의 예산을 넣으려고 한다"며 "이는 전형적인 '정부 쪽지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원래 쪽지예산은 국회의 예산안 심사 때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의 사업비를 따내기 위해 예결위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예산을 요청하는 것을 말하는데, 서 의원이 정부가 애초 예산안에 없던 사업을 끼워넣으려고 하는 것을 '정부 쪽지예산'이라고 빗댄 것이다.

야당은 정부가 달 탐사 계획을 서둘러 진행하는 데엔 사업의 객관적인 필요성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대선 후보 당시 텔레비전 토론에서 "2025년에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계획을 2020년까지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후 달 탐사 사업은 이듬해 5월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돼 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에 반영됐다. 2017년까지 국제 협력을 통해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해 발사하고, 2020년엔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자력으로 발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달 탐사 사업을 2020년까지 마치는 게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7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달 탐사는) 2025년까지도 어려운 게 현실 아니냐"고 묻자, 최 후보자는 "나도 완벽하게 검토한 것은 아니지만, 달 탐사선 자체를 우리 기술로 만든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숙제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미래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9월 작성한 달 탐사 사업 추진 계획안에도 이런 우려가 나와 있다. 미래부는 달 탐사 사업의 필요성으로 "융복합 우주 개발 시도를 통해 다른 사업에 기술을 파급하는 등 '창조 경제'에 기여할 수 있으며 국가 위상 제고, 국가 브랜드 홍보, 국민 자긍심 고취, 이공계 활성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면서도 "한국형 발사체의 2019년 시험 발사 및 2020년 달 탐사선 발사는 일정상으로 무리가 있으나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우주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단축할 수 있다"고 적었다.

정부는 2017년까지 진행될 1단계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 결과는 9월 말에야 나왔다. 결국 달 탐사 사업비는 9월18일 정부의 예산안 발표 때 포함되지 못했고 9월23일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이후 미래부는 '경제성 있다'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근거로 1단계 예산 총 2000억원 중 내년 사업비 400억원을 반영해달라고 해당 상임위원회에 요청했다.

서 의원은 "중국도 발사체 완성에서 달 착륙선 발사까지 5년이 걸렸다. 대통령의 무리한 공약 이행을 위해 혈세를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정부 때 로봇 물고기 개발을 위해 57억원을 투입했으나 결국은 감사원 감사 결과 불량품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의 달 탐사 계획은 제2의 로봇 물고기 사업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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