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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짜리 채권들 절에서 소각"..'빚 탕감 프로젝트'에 종교계도 동참

김경학 기자 입력 2014. 11. 23. 16:43 수정 2014. 11.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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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와 희망살림 등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에 종교계도 동참했다. 빚 탕감 프로젝트는 시민 성금으로 장기연체 부실채권을 저가로 사들여 서민의 빚을 청산하는 범사회적 연대 모금운동으로, 2012년 미국의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가 시작한 빚 탕감운동인 '롤링주빌리'에서 따왔다.

23일 경기 성남 불곡산에 있는 대한불교 천태종 대광사에서 '빚 탕감 프로젝트' 행사에는 신자, 성남시민, 대광사·성남시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모였다. 빚탕감 모금 법회에서 대광사 주지 월도 스님은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이후 현재는 빚을 모두 다 갚고 빚 없는 성남시가 됐다"며 "이제 성남시가 시민들의 빚 문제에도 구체적으로 해결 대안을 실행하는 모습이 성남시민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금 법회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금융회사에서 오래 연체된 채권을 금융회사가 이미 회수를 포기한 채 다른 대부업체에 헐값에 팔고 있다"며 "빚 탕감 프로젝트는 이렇게 이미 채권자가 회수를 포기했음에도 채권 추심 시장에 남아 평생을 빚 독촉에 시달림을 당하는 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운동에 동참하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의 채권을 헐값에 사서 소각해 버리기 때문에 작은 모금액이라도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23일 경기 성남 불곡산에 있는 대광사 본당 앞 계단에서 대광사 주지 월도 스님(앞줄 왼쪽 두번째), 이재명 성남시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이 '빚 탕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채권을 소각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희망살림 제윤경 상임이사는 모금 법회 뒤 열린 채권 소각행사에서 "현재 350만명이 빚을 연체 중이고 그중 114만명이 상환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며 "또한 중산층을 포함해 328만명이 연체는 아니지만 빚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마저 돌려막기의 막판까지 간 상태에서 연체가 시작되면 거의 800여만명의 연체자가 생기는 셈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연체자 신분으로 살지 모른다"며 "채무자를 구제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심각한 사회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각행사에서 태운 채무자 68명에 대한 채권의 총량은 원금기준 약 2억4000만원(이자 포함 약 9억9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부채 원금이 300만원 미만의 채무자가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100만원 미만의 소액도 19명이나 포함돼 소액의 생계형 채무자가 대부분이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성남시는 향후 교회·성당 등의 종교단체 주관의 빚 탕감 캠페인을 이어가고, 시민사회단체 등도 채무자들을 구제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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