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말하렴".. 난치병 아이들 꿈 이뤄주는 두 남자

이철재 2014. 11.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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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자원봉사 김영균·남동완씨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창립 멤버 '되고 싶어요'결과 제일 감동적 서태지 만난 아이는 기타리스트로

김영균(44)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와 남동완(42) 농협NH증권 팀장은 각각 2녀와 2남2녀를 뒀다. 이들에겐 여기에 더해 '자녀'가 많다. 둘이 합해 80명이 넘는 위시키드(wish kid)들이 있다. 정확한 '자녀' 숫자는 두 사람 모두 모르겠단다.

 김씨와 남씨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자원봉사자다. 재단은 백혈병·소아암 등 난치병을 앓는 만 3~18세 환아(患兒)의 소원을 들어주는 곳이다. 위시키드는 재단을 통해 소원을 성취한 환아를 말한다. 두 사람은 2002년 재단 창립 때부터 쭉 활동해왔다. 아직도 활동 중인 창립멤버 자원봉사자는 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 21일 '2014 희망의 밤'에서 재단 측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환아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장에서 물심양면으로 돕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아라비안나이트』의 램프요정 '지니'인 셈이다.

 두 사람에게 지원동기를 물어봤다. 김씨는 "다른 직종에서 일하다 보험업계로 옮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다. 그 도움을 되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던 참에 재단 설립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팀을 꾸려 한 해 최소 4명의 소원을 들어준다. 하나의 소원을 완료하는 데 2~3개월 걸린다. 소원을 신청한 환아를 찾아가 상담을 한다. 환아의 소원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기 위해서다. 소원은 ▶만나고 싶어요 ▶되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갖고 싶어요 등 4가지로 나뉜다. '되고 싶어요'가 가장 힘들지만 결과가 감동적인 게 많다고 한다.

 어떤 소원이 가장 기억날까.

 "백혈병에 걸린 고1 남자애가 서태지를 만나고 싶어했다. 당시 서태지가 신곡을 준비 중이라 섭외하는 데 오래 걸렸다. 서태지를 만난 그 친구는 나중에 경과가 좋아져 완치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실력을 인정받은 기타리스트가 됐다."(김씨)

 "자궁암에 걸린 고1 소녀가 아이돌 그룹과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고 신청했다. 얘기를 나눠보니 진짜 소원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재능기부를 해 미니 앨범까지 냈고, 작은 콘서트까지 열 수 있었다. 소원을 성취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지만 소녀의 상태는 아주 좋아졌다."(남씨)

 자원봉사 일이 늘 보람찬 것만은 아니다. 위시키드가 결국 병으로 세상을 떠난 걸 알게 된 자원봉사자가 심리적 공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일부는 충격 때문에 자원봉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그래서 "소원성취 후 환아와 가급적 연락하지 않는다"(김씨)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보통 주말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데, 가족들이 많이 이해해줘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환아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들 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중학교 다니는 두 딸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씨는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 애들이 다 자란 뒤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 10년은 더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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