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위장단속 "함정수사 아냐"vs"여성 인권 무시"

입력 2014. 11. 28. 09:33 수정 2014. 11. 28. 09: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BS 박재홍의 뉴스쇼]

<진훈현 경남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장>

-함정수사? 일상적인 단속기법

-사망 안타까워, 막을 수 없었다

-여경동행? 불시단속이라 어려워

<정미례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

-경찰, 가장 쉬운 단속방법 택해

-해당 여성, 현장서 모욕 느꼈을 것

-전문성, 인권의식 갖춘 수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진훈현 (경남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장), 정미례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대표)

지난 25일 통영의 한 모텔에서 여성이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속칭 티켓다방의 종업원이었는데요. 손님으로 가장해 전화를 한 경찰에게 성매매를 하러 갔다가, 이게 단속이라는 걸 알게 되자 창문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겁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적법한 수사였느냐, 무리한 함정단속이었냐…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시고 판단해 보시죠. 먼저 수사를 담당한 경남지방경찰청의 진훈현 생활질서계장을 연결하겠습니다. 계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진훈현>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먼저 사건의 발단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번 성매매 단속은 애초에 어떻게 나가게 되신 건가요?

◆ 진훈현> 최근에 통영지역에서 티켓다방 영업이 성행을 한다는 신고와 민원이 많이 잇따랐습니다. 그래서 불법오락실과 티켓다방 단속을 하게 된 것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단속민원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현장을 나가게 된 사건이었고, 그래서 그 사망여성은 아무것도 모르고 손님이 있는 모텔 방에 왔다가 경찰을 맞닥뜨리게 된 거죠?

◆ 진훈현> 그것은 단속의 하나의 기법인데요. 저희들이 티켓다방에 전화를 해서 티켓다방 영업(여성)을 불러서 그렇게 만나게 된 것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성매매 현장에 있던 경찰이 밖에 있는 경찰들에게 연락을 해서 모텔방을 습격을 한 것이었는데요. 그날 현장에서 어떻게 하다 사고가 벌어진 건가요?

◆ 진훈현>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듯이 현장에서 고지를 하고 있던 와중에 단속된 여성분이 '옷을 좀 입자, 잠깐 자리를 비켜 달라'고 그래서 우리 경찰관들이 모텔 방 밖에서 문을 좀 열어놓고 문고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 박재홍> 문을 좀 약간 열어놓은 상태에서.

◆ 진훈현> 네, 맞습니다. 출입문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창문을 통해서 투신하게 된 것입니다. 또 사건이 순식간에 일어나다 보니까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없었고, 지금 저희들도 단속 과정에 뜻하지 않게 여성이 사망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문을 살짝 열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요. 밖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느꼈다든가 이상한 소리라든가 이런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까? 막을 수 없었나요?

◆ 진훈현> 옷을 입는 소리만 들렸을 뿐이고요. 또 문을 다 열어놓고 볼 수는 없으니까 조금 열어놓다 보니 사각지역이 생기게 된 것이죠.

◇ 박재홍> 하지만 문제는 경찰이 성매매 현장을 급습한 것이 아니라 경찰 중 한 명이 손님으로 가장을 해서 전화를 걸어서 성매매 여성을 모텔로 불렀다는 건데요. 이번 사건을 두고 경찰이 무리하게 함정단속을 한 것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진훈현> 티켓다방이나 전단지를 이용한 성매매의 경우에는 보통 1:1로 이루어지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게 대다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단속기법을 이용하지 않고는 단속 자체가 어렵고요. 대법원 판례에서 보듯이 함정단속이라는 것은 범죄 의사가 없는 사람의 범죄의사를 유발시키는 것인데 이번과 같은 사례는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성매매 단속의 하나의 기법일 뿐입니다.

◇ 박재홍> 또 다른 논란은 '경찰 단속방식은 적법했다 하더라도 애초에 현장에 출동을 할 때 여경과 함께 갔어야 했다, 그래서 여성 혼자 두지 말았어야 했고 같이 있게 했어야 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하시진 못했습니까?

◆ 진훈현> 현재 여경이 단속현장에 동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지만 가급적이면 여경을 같이 동행하는 것이 좋은데요, 이런 성매매 단속이라는 것이 불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그래서 동행 못하는) 측면도 있고요. 향후에는 이런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조금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일각에선, 티켓다방 앞에 잠복을 하고 있다가 그 여성이 커피가방을 들고 나갈 때 뒤따라가서 성매매 현장을 덮치는 그런 방식이, 성매수남성과 업주까지 잡을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 진훈현> 그런 경우에는… 사실은 실무에서 단속이 안 되는 경우가 대개 많습니다.

◇ 박재홍> 왜 그렇습니까?

◆ 진훈현> 왜 그러냐 하면 성매매가 1:1로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서로가 부인을 해버리거나 서로 말을 맞추는 경우에는 검거가 힘들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네… 하지만, 성매매 현장에 여성이 혼자 있는 상황이 체포하기 쉬운 방식이기 때문에 경찰이 너무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닌가라는 주장도 있던데요?

◆ 진훈현> 그런 것은 아니고요. 현장의 상황에 따라서 단속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훈현> 감사합니다.

◇ 박재홍> 경남지방경찰청에 진훈현 생활질서계장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번 수사과정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하는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성문제해결 전국연대 정미례 공동대표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정미례>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번 성매매 단속 무리했다고 보신다고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 정미례> 사실은 성매매단속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현장을 적발한다는 게 쉬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성매매 단속을 할 때는 오랫동안 잠복도 해야 되고 증거를 잡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찰이 취한 방식은 그런 여러 가지 전문적인 과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손쉬운 방법을 쓰신 거죠. 결국은 업주라든지 성매수자를 잡겠다는 경찰 본래의 취지는 사라져버리고 수사 과정에서 결국 여성만을 표적으로 하는 단속이 됐다는 것이 이번 단속에 있어서 가장 문제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런데 경찰 측 해명을 보면 '성매매가 워낙 은밀하게 1:1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근거도 매우 찾기 어려워 이렇게 단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성을 체포하게 되면 여성의 진술을 통해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업주라든지 성매수자를 검거할 수가 있다' 이런 말을 하거든요.

◆ 정미례>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 보십시오. 여성은 손님인 줄 알고 갔는데, 가보니 이 사람이 경찰이었던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면 오히려 그 여성들은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죠. 또 이전부터 업주라든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단속에 걸리면 너도 처벌된다'는 식의 여러 가지 정보들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성매매 현장에 나오게 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을 통해 업주나 다른 사람을 잡는다?' 이런 방식은 이미 낡은 방식이고 그 방법밖에 없다고 하는 건 그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않았다는 변명밖에 안 되는 것이죠.

◇ 박재홍> 경찰의 변명일 뿐이란 말씀이신데… 하지만 경찰은 이런 성매매단속은 워낙 불시에 급하게 해야하다보니 여러 가질 챙기지 못하는 어려움이 많다고 하던데요?

◆ 정미례> 그런데 이 여성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티켓다방에 나왔고 어떤 이유로 인해서 성매매 현장에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성매매방지법으로도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인권보호도 철저히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여성청소년계에서 수사나 단속을 나갔을 때에는 대부분의 여경들이 자주 적발현장에 가서 여성들을 안심시키며 수사를 했기 때문에 그나마 인권보호를 한 상태에서 수사관련 얘기들이 좀 나왔거든요. 거기로부터 다른 범죄와의 연관성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들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방식들은 성매매단속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수자와 성을 알선한 업주를 단속하고 그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성매매 단속의 기본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성매매 단속에 들어가는 것이 맞지, 여성분들을 타깃으로 앞장세워서 성매매 단속을 한다? 이건 정말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럼 대안은 어떤 걸까요?

◆ 정미례> 수사기관 자체의 인식에 따라서 수사결과가 나오는 것이 성매매 단속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그리고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식의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례 공동대표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BS 박재홍의 뉴스쇼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