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처벌? 구시대적"..'동성애 설문지'에 여중생 논리적 답변

이슈팀 이영민 기자 입력 2014. 12. 5. 14:51 수정 2014. 12. 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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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기자]

동성애 학생의 실명을 요구해 논란이 된 '동성애 설문지'에 대한 한 여학생의 논리적인 답변이 누리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성애에 대한 중3의 설문지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한 여학생의 답변이 적힌 설문지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이 학생은 "동성애 학생에 대해 학교에서 취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없다"는 말을 시작으로 장문의 답변을 달았다.

이어 "동성애는 학교가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그 학생의 개인적 성향이다. 이를 처벌한다는 명목 하에 이뤄지는 이 설문지조차 터무니없다. 내성적인 아이가 남들보다 대인관계를 맺는 데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깔끔한 사람이 남들보다 청소빈도가 높은 것처럼 그저 본인의 특정한 성향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교의 건전한 생활풍토를 마련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배움터인 이곳의 정신적 수준 향상에 힘쓰는게 어떨런지. 이곳(학교)은 분명 진보되기를 희망해 운동장에 새 잔디를 마련하고, 교실에 최첨단 칠판을 설치했다. 또 백일장에선 차별이 야기하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양성 '평등'을 주장하는 내용을 주된 제목으로 분류를 해놓는다"고 글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쳐박아도 될 것 같은 이 설문지는 매우 구시대적 발상이며 심하게 차별적이다. 정말 이렇게 모순일 수가 없다"고 비판하며 글을 마쳤다.

해당 사진의 게시자는 자신을 중학교 수학 교사라고 밝히며 "2년 전 학교에 동성애 커플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교장선생님이 이 설문지를 돌리라고 지시했다"며 "5분이라는 시간 동안 언제 질문들을 수정 테이프로 지우고 저 내용들을 썼는 지 모르겠다. 이걸 한참 보고 제 자신도 부끄러워졌다"고 말했다.

해당 설문지는 2011년 '학생인권조례 성소수자 공동행동' 측에서 발행한 '성적소수자 학교 내 차별 사례 모음집'에 실린 것으로, 이미 지난 4월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설문지에는 "학교의 건전한 생활 풍토 마련을 위한 것. 무기명으로 해 절대 비밀을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학생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생각, 교내 동성애 학생 존재여부, 학교에서 취해야 할 조치 등에 대해 묻고 있다. 특히 마지막에는 동성애 학생의 학년과 반, 실명을 기재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누리꾼들의 많은 비난을 받았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기자 young12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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