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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시민단체 "성소수자 지지".. '인권헌장 폐기' 반발 확산

조형국·배문규 기자 입력 2014. 12. 07. 22:06 수정 2014. 12. 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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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점거 땐 방관하더니 성소수자들 점거엔 퇴거 요청
서울시청과 경찰 '이중잣대'

서울시의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 결정에 대한 반발이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헌장을 폐기한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며 이틀째 시청을 점거농성 중인 성소수자 인권단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과 정의당 등 13개 정당·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먼저 제정을 추진하면서 '시민참여형 인권헌장'이라 자찬해놓고, 동성애 혐오세력의 반발로 부담을 느끼자 제정을 포기했다"며 박 시장의 사과와 면담, 인권헌장의 선포, 인권헌장 공청회를 방해한 혐오세력에 대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 금지는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 인권헌장 폐기는 민주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말했다. 김조광수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장은 "세계인권선언에서도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선언했다. 어째서 성소수자 인권이 (혐오세력과) 합의의 대상인가"라고 말했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혐오에 굴복하는 서울시는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권 변호사라더니… 게이도 축의금 좀 받자"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점거농성 중인 서울시청 1층 로비에 7일 오전 서울시인권헌장 제정 무산을 비판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강조하는 내용의 구호가 붙어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오전부터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앞서 6일 오전 11시4분쯤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 30여명은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서울시청 본관 1층 기습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박 시장이 보수 개신교 목사와의 간담회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하며 면담을 요구했다.

점거농성 시작 7분 만에 시청 관계자와 청원경찰은 "청사 내 집회는 불법"이라며 퇴거를 요구했다. 서울시 신고를 받고 20분 만에 출동한 1개중대 규모의 경찰은 농성장 음식 반입과 출입을 통제했다.

지난달 20일 서울시 후생동에서 열린 서울시민 인권헌장 공청회 때 보수 개신교 단체 회원들은 '동성애 반대' 등을 적은 손팻말을 들고 2시간가량 강당을 점거했다. 인권단체들은 "당시 동성애 혐오세력이 폭력으로 단상을 점거하고 공청회를 무산시켰는데도 서울시 청원경찰과 공무원은 방관했고, 경찰은 나타나지도 않았다"며 "혐오엔 관대하고 인권에 엄정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조형국·배문규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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